[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손님들이 시식코너에서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손님들이 시식코너에서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6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 따라 
내년부터 납품업체 파견 종업원도 
대형마트가 인건비 절반 부담해야

 

근로자들 “아직 정해진 사항 없어”
소비자 “시식 즐거움 없어질까 아쉬워”
마트 “결정사항 無, 업체 판단 기다릴 것”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내년부터 시식코너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요? 글쎄요. 아직 전해들은 얘기도 없고 정해진 것도 없어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일 것 같네요.”

지난 25일 시식코너에서 만난 백옥자(60대, 여)씨는 작은 컵에 손님들이 시식할 라면을 담으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지난 10월 16일 발의한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납품업체로부터 종업원을 파견 받는 경우 인건비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 최저임금까지 오르면서 대형마트가 내년부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납품업체 종업원 파견을 줄이면서 시식코너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기자는 이날 용산역 인근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연인 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완구제품 코너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장난감을 고르고 있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이어 발걸음을 멈춘 시식코너에서는 시식을 하고 제품을 실지 말지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볼 수 있었다.

공휴일임에도 마트에 출근해 손님을 맞이하던 백씨는 “(시식코너 축소시킨다는 얘기를) 전혀 들은 적이 없지만 만약 그런 공지가 내려오면 정말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매번 납품업체 측에서 교육이 있으니까 1월쯤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쪽에서 어묵을 담고 있던 이숙환(50대, 여)씨는 “어떤 변동사항이 있는지 우리도 잘 모른다. 여기에 계신 직원 분들 전부 아직 모를 것”이라며 “아마 정확한 공지는 내년이나 되야 내려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사실 예전부터 시식코너가 줄어드니 마니 하는 소문이 돌긴 했다”면서 “일단 우리는 위에서 시키는 데로만 하니까 매번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 마지막 밤을 며칠 앞두고 시식코너 축소와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장희(23, 여)씨는 급작스런 대형마트 시식코너의 변화 바람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씨는 “개인적으로 시식코너 찾는 걸 즐기는 입장인데 내년에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다니 많이 아쉽다”면서 “방금도 시식하고 제품을 사고 오는 길인데 눈으로 보고 사기보단 직접 먹어보고 사는 경우도 있다. 또 회사 측에서 홍보효과를 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종업원 인건비와 관련된 문제 외에도 복합쇼핑몰의 영업시간 단축 등이 논의선상에 있다. 특히 이마트가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여 영업시간 단축을 검토함에 따라 내년도 유통환경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매장 입구에 부착된 ‘영업시간 단축’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매장 입구에 부착된 ‘영업시간 단축’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6

이날 마트 내부 곳곳에서는 내년도 영업시간 단축을 예고하듯 안내판이 붙어져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확인하기 쉬운 곳에 안내판이 위치해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 때문인지 대부분 시민들은 ‘오늘 처음 듣는 얘기’라며 대형마트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했다.

유제품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던 김서연(20대, 여)씨는 “언제 마치는 지는 솔직히 별로 상관없다”며 “평일엔 일찍 마치고, 주말엔 늦게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현숙(66, 여)씨는 “근로시간 단축을 필두로 영업시간을 줄인 것은 오랜 시간 서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잘 한 것”이라며 “돈보단 몸이 우선”이라고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영업시간 단축은 근로시간 단축에 의한 것이다. 또한 종업원마다 그날그날 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선에서 영업시간 중 1시간을 단축시켰다”며 “아직까지 마트 측에서 시식코너를 어떻게 할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선은 납품업체 측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손님들이 매장 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에서 손님들이 매장 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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