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비트코인 열풍이 가히 뜨겁다. 특히 언론에서는 ‘한탕주의’ 사조와 결합해 젊은 층에서 들불같이 투자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며, 소위 ‘헬조선’을 단숨에 탈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인식해 더더욱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는 진단까지 첨언하고 있다. 디지털화폐, 암호화화폐라고도 불리는 전 세계 온라인 가상화폐시장은 당월 상품 기준으로 1비트코인당 한화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이미 300조를 넘어서 있으며, 이 중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Top 2개 상품이 전체의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비트코인: 약 50%, 이더리움: 25%). 특히 이번 달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하기로 하면서 제도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 상승까지 맞물리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무색하게 하고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열풍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지 않을까 추정해 본다.

첫째, 비트코인 거래상의 안전성 확보이다. 여러 매체에서 소개됐듯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온라인 전자거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송금을 원하는 거래자는 거래 내역이 기록된 블록을 형성하고, 해당 블록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가입자에게 이의 승인을 요청하며, 망내에 체인처럼 상호 엮어져 있는 가입자 전체의 승인을 득하여 거래가 완성된다. 이러한 분산시스템 방식은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온라인거래의 신뢰성,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둘째, 희소성이다. 현재 총 2100만 비트코인 발행이 가능하게 되어 있는 구조상 발행량은 한정되어 있고, 수요는 당연히 늘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희소성으로 인한 투자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투자자들의 전망이며 이는 일정부분 수용 가능한 예측이 될 것이다. 전자거래를 위한 화폐를 생성한다는 자체가 당연히 암호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며, 송·수신자 간 거래를 위한 암호화 및 암호를 해제하는 복호화를 위해서는 무한 수준 길이의 암호를 생성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제한이 필요해 현재는 2100만개까지의 비트코인 생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셋째, 환금 교환성이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에 의해 경제적 제재를 받거나, 자국 화폐의 가치가 유명무실한 국가들의 경우, 혹은 자금세탁을 원하는 일부 범죄 집단의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고, 전 세계 어느 나라 화폐와도 교환이 가능한 온라인 전자화폐 구매에 뜨거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최근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 상품, 식당 등에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는 현금 교환성과 거의 차이가 없는 실질적인 통화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셈인 것이다. 비록 여전히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자국 화폐로의 교환이 가능한 실정이지만, 비트코인 희소성에 의한 실제 유통화폐와의 교환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바로 이 세 번째 이유가 곧 각 국가별로 비트코인 관련 법안 및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배경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투자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투기적 성격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므로 그에 따른 위험성은 상존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하는데, 투자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구두닦이소년신호’라는 격언을 상기시키고 싶다. 본 격언은 제35대 미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의 아버지이며 월가의 유명한 투자자인 조지프 케네디의 사례에서 비롯된 것인데, 미국에서 주식열풍이 일던 어느 날 거리에서 구두를 닦는 중, 구두닦이 소년이 주식 얘기를 하며 관심을 보이자, 이 말을 들은 조지프 케네디는 보유 중이던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공황으로 인해 모든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는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증권가에서는 유명한 본 일화는-실제 일어난 일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평소 투자에 관심을 가지지 않던 일반인들까지 투자에 달려들 정도이면 이미 투자의 매력은 상실돼 신속히 절매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아울러 코인 생성에 필요한 복잡한 암호화에 소요되는 수십대의 고성능 컴퓨터 병행 가동이 필요한 바, 소위 ‘전문 채굴업자’들도 등장했고, 또한 이를 이용한 사기 등 빈번한 금전적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투자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투기화가 된다 함은 필연코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피해가 이어질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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