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상수도관이나 가스관이 오래 되거나 잘못 관리되면 녹이 슬어 막히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 피가 흐르는 혈관도 끈적끈적한 지방물질이 붙어 쌓이면 막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동맥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집적되면 혈관이 좁아지며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되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콜레스테롤(cholesterol)이 심장마비나 고지혈증의 주요 요인으로 알려지며, 콜레스테롤의 섭취에 대해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은 수치가 높을수록 건강에 도움을 준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의 실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콜레스테롤은 지질의 일종으로 우리 몸을 이루는 60조개나 되는 세포들의 막의 주요 구성성분이며,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나 소화에 필요한 답즙산 그리고 비타민 D 등을 생성하는 물질이다. 

콜레스테롤은 지용성(脂溶性) 물질이기 때문에 혈액 내에서 이동할 때 운반단백질과 결합해 지질단백질(또는 지단백; lipoprotein) 상태로 운반이 된다. 지단백은 입자가 작아 밀도가 높은 고밀도 지단백(HDL, high-density lipoprotein)과 입자가 커서 밀도가 낮은 저밀도 지단백(LDL, low-density lipoprotein) 및 VLDL(Very Low dencity lipoprotein) 등으로 구분이 된다. 

HDL은 혈관 내의 잉여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대사에 이용되게 함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낮추어주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그에 비해 LDL은 중성지방과 함께 동맥 내에 쌓여 피의 흐름을 막아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고, 이 지방 입자들이 혈전이 되어 혈관 벽에 붙으면 혈관이 좁아져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이 유발할 수 있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건강검진에서 혈관과 혈액의 청결 정도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로 측정하는데,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는 각각 200mg/㎗ 미만, HDL은 60mg/㎗ 이상, LDL은 130mg/㎗ 미만일 경우 건강이 양호한 정상 A로 판정된다.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은 수치가 40mg/㎗ 미만이면 위험, 40~60mg/㎗은 적정 수준, 60mg/㎗ 이상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켜 주는 양호 수준으로 판정된다. 그에 비해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은 160mg/㎗일 경우 위험, 130~159mg/㎗이면 주의, 130mg/㎗ 미만일 경우 정상 수준으로 판정된다.  

건강한 삶을 위해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여주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어주려면 식습관이나 과체중과 운동 부족, 흡연과 과음, 유전적 요인 등에 관심을 가지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식생활 습관으로 LDL을 많이 함유한 음식물 섭취의 자제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의 섭식이 제안되고 있다. LDL을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는 지방이 많은 육류, 소시지, 햄, 크림치즈, 기름에 튀긴 음식 등을 들 수 있다. HDL을 많이 함유한 음식으로는 식물성 기름이나 견과류, 참치나 고등어 등의 등 푸른 생선, 미역, 저지방 가공유, 요구르트, 야채나 과일, 알리신을 함유하고 있는 마늘 등이 권장되고 있다. 

적당한 운동은 HDL을 증가시켜 혈관 이상의 위험을 크게 감소시켜 주는데, 일주일에 5회 30분 이상 걷는 ‘530 걷기’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체중을 피하기 위해서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신체질량지수(BMI; BioMass Index)를 20~24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흡연자가 금연을 하면 혈중 HDL 수치가 흡연 시에 비해 평균 2.4㎎/㎗가 상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의 영향은 담배를 피우는 양보다 흡연 기간이 더 높게 작용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유전성으로 나타나는 고콜레스테롤증은 자손에게 유전될 수 있기 때문에 위 사항들에 더욱 유념할 필요가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 올바른 식생활과 좋은 습관의 실천 의지를 가지고 양분과 산소의 운반 통로인 혈관과 혈액의 청결을 유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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