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교회개혁위원회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교회개혁과 여성’을 주제로 2017 교회여성 공개토론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감신대 하희정 외래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3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교회개혁위원회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교회개혁과 여성’을 주제로 2017 교회여성 공개토론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감신대 하희정 외래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3

시민사회에 합류할 수 있는 실천적 대안 필요성 제기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비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한국교회는 뇌와 심장이 없는 거대 괴물이 돼가고 있다. 한국교회는 스스로를 가둔 16세기 중세적 사고와 배타적 언어를 끊어내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에 어떻게 합류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천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한교여연, 회장 민경자) 교회개혁위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교회개혁과 여성’을 주제로 2017 교회여성 공개토론회를 연 가운데 감신대 하희정 외래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하 교수는 한국교회(개신교)의 역사에 대해 “해방 후 한국교회는 사익을 추구하는 종교권력의 싸움터로 변질됐고, 일찍이 정치권력과 유착관계를 형성해 특권과 특혜를 탐하는 종교집단으로 추락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외면하고 대신 성장우선주의와 물량주의에 편승해 교회마다 제 몸집 불리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교회는 ‘교회의 사유화’ 늪에 깊이 빠져들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30년 역사를 가진 한국(개신)교회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해보려 하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사회적 신뢰도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해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변화의 요구에 직면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종교탄압’을 내세우며 스스로 문을 잠근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 교수는 “이제 교회는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함부로 휘둘러온 오만함의 칼날을 스스로에게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특권의식과 계급의식도 내려놔야 한다. 21세기 열린 시대에 집단적 자기 착각과 폐쇄주의로 고립을 자처한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는 ‘사회적 개방’이다”라고 주장했다.

향린교회 김희헌 담임목사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많은 행사가 있었지만, ‘그런 행사들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극복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선다면 참 아직 미진하다는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그는 “기독교는 그 시대가 앓고 있는 질병을 고칠 수가 있어야 하지만 기독교 정신으로는 그 시대가 앓고 있는 질병을 치유하지도 고치지도 못하고 있다”며 “교회가 오늘날 사회에게서 떨어져 나온 것은 시작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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