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이영학. ⓒ천지일보(뉴스천지)DB

경찰, 병원에 진료 기록 받아 분석 중
담당 의사에게 수술·진료비 확인 계획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13년간 10억여원의 후원금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이영학의 딸 이모양(14)과 아내 최모씨(32) 명의로 된 후원계좌 등을 분석한 결과 총 10억원가량의 후원금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영학은 자신의 딸이 희귀병인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지만,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고 호소해 모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영학이 평소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닌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후원금을 딸의 치료비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경찰의 전담팀이 이영학의 후원계좌뿐 아니라 이영학의 가족과 지인 등의 계좌도 분석 중이다. 후원 계좌에는 5000원 1만원의 소액 후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영학이 공식적인 후원계좌가 아닌 차명계좌를 통해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영학의 계좌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송금된 1억 6000만원이 딸의 진료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영학의 딸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5차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영학이 다른 계좌에 송금하고 수신자명을 ‘서울대병원’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치료비 규모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진료 기록을 받아 분석 중이며, 딸의 수술을 담당한 의사에게도 정확한 수술비와 진료비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영학이 딸의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고 다른 곳에 사용했다면 사기나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이영학이 체포되기 전 계좌에 남아있던 돈 일부와 서울대병원에 송금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후원금 8억원의 사용처를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

경찰은 이영학이 10여년간 사용한 신용카드 3∼4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아 지출 내역을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영학이 본인의 문신 비용으로 약 4000만원을 지출하고, 외제차와 고급 승용차를 구매하고 유지하는 데 후원금 일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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