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기념재단 김양래 상임이사가 23일 오전 재단 2층 시민 사랑방에서 열린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관련 언론브리핑을 통해 “증언자의 증언을 근거로 암매장 장소를 교도소 구내로 판단했으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교도소 외곽임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법무부와 협의 끝나면 오는 30일부터 굴착 예정
5.18진실규명 차원, 복원·보존 염두에 두고 발굴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 5.18기념재단이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관련 제보를 근거로 조사한 결과 “암매장 장소를 교도소 구내로 판단했으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교도소 외곽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 측은 옛 광주교도소 옥상에서 바라본 북쪽지역 능선의 지형의 흐름에 맞춰 약간 계곡처럼 흐르는 곳을 지목했다. 이어 교도소 외곽 후면(북쪽)은 당시 재소자들이 인분을 사용해 농사를 지었던 농장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23일 오전 재단 2층 시민 사랑방에서 5.18기념재단 정수만 비상임여구원, 정춘식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 양희승 5.18구속부상자회장, 5.18기념재단 김양래 상임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교도소 5.18암매장 발굴 관련 언론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관련 약도를 공개하고 향후 발굴조사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재단 측은 옛 광주교도소 5.18암매장 발굴은 학술조사처럼 정교하고 품위 있게 진행될 것이며 유해가 발견되면 보존과학 전문가와 함께 전문적으로 수습하고 5.18진실규명 차원에서 복원과 보존을 염두에 두고 발굴할 계획이라고 발굴조사 기본원칙에 관해 설명했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1995년 5월 29일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작성된 1980년 5.18당시 광주에 파견된 제3공수여단 본부대장인 김 모 중령이 작성한 진술조서 상에 나타난 기록에는 5월 23일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전남대학교에서 광주교도소로 호송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3명을 포함해 12구의 시체를 매장한 사실이 있다.

특히 지난 9월 19일 제3공수여단 부사관 0모씨는 “1980년 5월 22일 새벽 전남대에 연행됐던 시민 120명을 광주교도소로 이송, 고속도로 방향으로 조준 사격해 전복된 차량의 시신을 수습하고 하루 정도 방치했고 시신부패로 5~7구를 가매장했다”고 증언한 내용도 발표했다.

옛 광주교도소 5.18당시 사망자는 군 발표자료 27~28명으로 수습된 시신 11구, 사라진 시신이 16~17구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 광주 5.18기념재단이 23일 오전 재단 2층 시민 사랑방에서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관련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수만 비상임여구원, 정춘식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 양희승 5.18구속부상자회장, 5.18기념재단 김양래 상임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5.18기념재단은 암매장 추정지로 예상되는 옛 광주교도소 약도를 설명하는 등 “현재 담장을 따라 뚫려있는 순찰로는 비포장이었고, 현재의 철조망 펜스는 없었으며, 먼 곳에 철조망으로 쳐있었다”고 증언한 1980년 당시 광주교도소 재소자 최 모씨의 현장설명을 전했다.

또 “교도소 담장에 막혀 외각까지 한눈에 확인하기 어려워 제보자가 지적하는 곳에 낚시대를 세워 담장 밖에서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995년 검찰에 제출한 김 모 중령의 약도와 현장 확인에 따르면, 전남대에서 방송차량을 이용해 교도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2~3명이 밟혀서 사망했다. 김 모 중령의 약도에는 교도소 담장에서 3미터 정도 이격해 매장했다.

또한 잡초가 우거졌고 논과 밭 그리고 500미터 전방에 낮은 능선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관을 사용하지 않았고 가마니로 시신 2구씩을 덮고 묻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김양래 상임이사는 발굴 위치 및 방법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유해가 발견될 경우 광주지방검찰청에 연락해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예산, 기구, 지원인력 등 전반적으로 보완하고 행방불명자 가족 등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래 상임이사는 “법무부가 국방부 유해발굴조사단 파견을 제안 했으나 5월 단체는 유해발굴단이 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발굴은 문화재발굴 방식으로 할 계획이며, 신속한 발굴조사를 위해 지장물 제거, 트랜치 설치 및 조사는 신뢰할 수 있는 업체를 지정해 장비와 인건비를 직접 지불하는 형태로 즉시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법무부와 오늘부터 오는 27일 사이 협의가 완료되면 즉시 발굴 작업을 개시해 오는 30일부터 굴착 예정이다. 또한 유해발견 여부는 발굴 작업 개시 후 15일~20일 정도 걸릴 예정이다.

특히 김양래 상임이사는 “5.18국방부특조위가 5.18진상규명을 위한 의미 있는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 발짝도 못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 23일 광주 5.18기념재단이 공개한 5.18암매장지역으로 예상되는 옛 광주교도소 외곽지역 약도.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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