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국과수에 여성생식기 표본 보관 금지 화해권고
법원, 국과수에 여성생식기 표본 보관 금지 화해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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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월관 기생 ‘홍련’의 초상화(마쓰모토 시립박물관 도록). (사진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문화재제자리찾기 “일제에 짓밟힌 여성의 한 달래줄 터”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1955년 국과수에 넘겨져 현재까지 보관 중이던 ‘조선 여인 생식기 표본’에 대해 법원이 원고와 피고 측에게 ‘화해권고’를 내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7일, 문화재제자리찾기(사무총장 혜문스님)가 국과수를 상대로 낸 ‘여성생식기 표본 보관 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는 위자료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는 생식기 표본 보관을 금지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는 문화제제자리찾기의 손을 들어준 것과 다름없는 결정으로 시민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과 역사의식에 무감각한 국가행정에 대한 따끔한 충고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조선 여인 생식기 표본’은 일제강점기 당시 유명한 기생집인 ‘명월관’ 기생의 생식기로 알려져 있으며, 일제가 인체 연구용으로 성기를 적출해 포르말린용액 속에 넣어 보관하던 것이 1955년 국과수에 넘겨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

▲ 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 혜문스님은 “법원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이겠다면 국치일은 8월 29일 이 여성의 위령제를 지낼 것”이라고 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7일 혜문스님은 법원에서 “판사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여 위자료 부분은 파기할 것”이라며 “국과수가 보관 금지 권고를 받아들이면 절차를 밟아 일제에 의해 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짓밟힌 여성의 한을 달래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8월 29일 일제로부터 핍박받고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지낼 때 이 여성의 넋도 함께 위로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 여인 생식기 표본’에 대한 문제는 문화재제자리찾기와 불교여성개발원(강보향 이사), 조계종 중앙신도회 등 불교단체들이 지난 1월 18일 서울중앙지법에 ‘여성생식기 표본 보관 금지 청구의 소’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사안이 문제 시 되는 것은 ‘조선 여인 생식기 표본’이라는 것 자체가 주는 일제의 만행 때문이다. 이 ‘표본’은 일제가 식민지 조선 여성의 삶을 어떻게 유린했는지를 한눈에 상기시키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개인이나 단체는 전무했다.

이와 관련 혜문스님은 “식민지시기를 살아갔던 불행한 여성들에게도 인권이 있음을 망각한 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를 묵과했던 국가기관과 관계인들의 부작위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살아있는 역사관과 민족의식을 갖고 주변을 둘러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스님은 하루 앞서 발표된 명성황후 소장 표범 카펫과 관련 “카펫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문화재청과 외교통상부로부터 ‘행방을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었는데 관계 당국이 ‘관련 기록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답변한 지 7일 만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사실을 발표한 것이 의아하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이 정확한 목록이 없거나 소장품 현황을 잘 모르는 것은 아닌가 한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덧붙여 “6‧25전쟁 당시 우리민족의 유물이 상당수가 국외로 반출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찾으려는 노력이 미흡했다”며 “천안함 문제로 북한이 전쟁국면 간주 발언을 한 이때에 전쟁 당시 잃어버렸던 물건을 찾았다는 것, 또 찾으려고 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혜문스님은 “우리민족이 올바른 역사관과 가치관을 갖고 일제강점기 때 잃어버렸던 문화재와 정신문화까지도 다시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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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kfqpfhtm 2010-06-17 00:54:44
잃어버린 국혼도 찿을 수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