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 태국 '엉클 분미'..아시아 영화 13년만에
여우주연상 줄리엣 비노쉬..그랑프리 佛영화

(파리=연합뉴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2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감독의 5번째 영화인 '시'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이자 삶의 종착역을 눈 앞에 둔 60대 여성 미자(윤정희)가 시 쓰기에 도전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주인공 윤정희의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됐다.

이로써 이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수상한 2002년 이래 이번이 5번째다.

한국영화는 2002년 감독상을 시작으로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 감독)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이창동 감독)이 여우주연상(전도연), 2009년 '박쥐'(박찬욱 감독)가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칸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39) 감독의 '엉클 분미'(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가 차지했다.

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영화의 황금종료상 수상은 1997년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향기'가 공동수상한 이래 13년 만이다.

2위작에 해당하는 그랑프리인 심사위원 대상은 프랑스의 자비에 보부아 감독의 '신과 인간들', 3위작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은 차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16년째 활동 중인 마하마트 살레 하룬 감독의 '울부짖는 남자'에 돌아갔다.

배우로 더 유명한 프랑스의 마티유 아말락 감독은 '순회공연'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증명서'(서티파이드 카피)에 출연한 프랑스 의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에게 돌아갔다. '퐁네프의 연인들', '잉글리시 페이션트' 등에 출연한 프랑스의 연기파 배우 비노쉬는 이번 영화제 공식 포스터의 모델을 맡기도 했었다.

남우주연상은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비우티풀'의 주연배우인 스페인의 하에베르 바르뎀과 이탈리아의 엘리오 게르마노가 공동 수상했다.

당초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던 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 '어나더 이어', 켄 로치 감독의 '루트 아이리시' 등은 수상에 실패했다. '시'와 나란히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임상수 감독의 '하녀'도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전날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대상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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