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이 24일 시청 별관에서 더불어민주당 TK특위 위원들에게 지역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구서 ‘취수원’ 문제 논의
지방선거 겨냥한 민심 행보
이철우 “대구·경북 푸대접”
인사·예산 편중 문제 지적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를 앞둔 상황에서 TK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자 한국당은 ‘TK 홀대론’을 제기하며 ‘텃밭 사수’에 나선 상황이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홍의락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주당 TK 특위는 24일 대구에 전격 방문해 지역 현안인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를 논의했다. TK 특위가 대구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민심 공략 행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대구 취수원 문제는 대구의 현안 중 하나지만, 구미시와의 갈등으로 그동안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대구시와 구미시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9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 집권 시절 해결하지 못했던 취수원 이전 문제를 민주당이 들고 나온 것은 이를 통해 대구 표심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당은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을 의식한 듯 ‘TK 홀대론’을 꺼내 들었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장차관 인사 114명이 아주 대탕평이라고 자랑하는데, 알고 보니 호남 출신이 29명이고, PK(부산·경남)가 27명으로 반을 차지하고 있고, TK는 11명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 요직도 호남 출신들이 대거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역대 이런 인사가 없었다. 이래놓고 대통평이라고 하느냐. TK 푸대접”이라고 비판했다. 예산 문제도 도마에 올렸다. 그는 “SOC(사회간접자본)를 가장 많이 해야 할 지역이 경북지역인데, 30~40%밖에 예산 책정이 안돼 지역에서 난리”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K 의원 명의로 문재인 정부의 인사·예산 TK 홀대를 주장하고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국당이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TK 홀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텃밭인 TK 표심을 사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집권당이 된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와 합세해 대구 지역 현안 문제를 파고들 경우 TK 민심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TK 표심 변화는 지난 총선에서 진보진영에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대구에서 민주당 소속의 김부겸 의원과 무소속 홍의락 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으로 나타난 바 있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16일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의 첫 방문지로 대구를 찾은 점도 이런 우려와 무관치 않다. 홍 대표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정부는 TK 지역을 최대한 공략하려 할 것”이라면서 경계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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