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학 이사장에 대한 퇴진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느낄 수 있었던 지난 6월 감신대 법인사무처의 모습. 박현빈 학생은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고, 학생들은 게시판에 메모지를 붙였으며, 법인사무처 앞은 의자 등으로 봉쇄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8월 1일 ‘이사회-학생’ 대화 예고
4년여 지속돼온 사태 해결될까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감신대가 오는 8월 5일 이사들의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학생-이사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학생들의 반발을 피해 서울 곳곳의 호텔을 전전하며 이사회를 시도했던 감신이사회는 결국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보기로 결정했다. 8월 1일 감신대에서 이사들과 학생 간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감신이사회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사회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데 이어 28일에는 중구 명동의 롯데호텔에서 이사회를 진행하려다 학생들의 반발로 역시 무산됐다.

이사회는 이사 임기 만료 전 ▲신임 임원(이사·개방이사) 선임 ▲신임 이사장 선임 ▲2017년 2학기 교원인사(안) 심의 ▲‘정관시행세칙’ 변경 ▲감리교신학대학교 제14대 총장 선임 등 해결해야 할 굵직한 사안들을 놓고 학생들의 눈을 피해 이사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감신대 학생들은 차기 이사회로 모든 권한을 넘기라고 주장하며 이사회와 대치하고 있다.

이번 롯데호텔에서의 이사회에서도 이사들은 전날 호텔에서 투숙, 회의 시간을 변경하는 등 이사회 장소와 시간을 학생들이 알기 어렵게 했다. 또 해외 출장 중인 이사에 대해서는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해 회의에 참석시키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했지만 학생들은 이사회 현장을 찾아냈고,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져 결국 회의는 무산됐다.

학생들이 현 이사회를 신임하지 못하고 반발하는 것은 이사회가 학교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을 이사장에 재선임하는 등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규학 이사장에 대한 학생들의 반감은 상당하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5년에도 독단적인 학교운용과 도덕성 등 문제가 불거져 학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으로 이사장직을 사임한 바 있다. 학생들은 독점의혹과 막말 논란으로 고공농성과 수업거부 사태까지 불러왔던 이규학 이사장을 규탄했다. 당시 총여학생회장 이은재 학생이 고공농성을 벌였고, 당시 학생들은 교원·직원인사비리, 교수회의 비밀 녹음과 도청, 정관개정, 재정비리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막말 논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규학 이사장은 학생들이 수업거부를 결의하고 실행에 옮기려 하자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그러나 이규학 이사장은 사퇴 후 돌연 이사장직무대행직에 올랐다. 학생들의 반감은 더욱 심해졌고 이사장직무대행직에서도 내려와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이사회는 이규학이사장직무대행을 이사장에 재선임했고, 학생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이종화 학생회장은 단식투쟁을 하다가 병원에 실려 갔으며, 감신대학생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백현빈 학생은 감신대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학생들은 다른 신학대학 학생들과 연계해 대규모 길거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학생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이사회는 학내에서 이사회를 열지 못하고 외부에서 계속해 이사회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학생들이 이사회 개최 장소를 찾아가 거센 항의를 쏟아내며 이사들을 설득하는 등 끈질긴 시도로 이사회는 의결정족수 미달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이번 8차 이사회에서는 내달 1일 학생들과의 대화를 진행하자고 학생 측에 제안하고 해산했다.

이사회는 학생과의 대화를 진행한 후 이사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둔 8월 4일에도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콘티네탈 호텔에서 9차 이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규학 이사장 등을 둘러싼 내부 사태가 4년여 지속돼 오며 감신대는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내달 1일 학생들과의 대화 이후 예고된 9차 이사회 개최여부와 개최 시 이사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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