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 제1·2전시실에서 28일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17(시카프 2017)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시카프 2017’… 개막 3일 차도 북적북적
체험형 전시… 보는 전시에서 즐기는 전시로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소위 ‘덕후’ 라고 부르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보다는 점점 줄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대대적으로 개최되면서 ‘애니 덕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다. 수많은 애니메이션 전시의 선봉에 있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eoul International Cartoon Animation Festival, SICAF, 시카프)이 2017년에도 개최됐다.

‘시카프 2017’이 지난 2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 1·2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시카프는 1995년부터 매년 개최해 올해로 21돌을 맞이했다.

개최 3일 차인 28일,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 평일 낮임에도 시카프 2017이 개최되는 세텍 앞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엄마 손을 꼭 붙잡고 온 어린아이도 있었지만 기자의 눈길은 형광색 가발을 쓰고 평상복으로는 입을 수 없어 보이는 옷을 입은 코스튬플레이어에게 향했다.

전시장 내부로 들어가니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따라 한 수많은 코스튬플레이어들이 활보하며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이번 시카프 2017은 ‘시카프와 함께하는 모험’을 주제로 만화·애니메이션 체험 중심의 소통형 페스티벌로 꾸며진 만큼 기획부스 외에 일반부스에서도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꾸며졌다.

선택형 체험공간 ‘픽미존’에서 만난 이선영 시카프 전시팀장은 “과거에 만화를 그리는 방식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아날로그’ 부스와 현재 만화를 그리는 방식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디지털’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체험해볼 수 있게끔 했다”고 밝혔다.

그는 “‘픽미존’ 외에도 일반 부스 체험 활동 후 도장을 찍어주는 도장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람객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도장 11개를 모으면 경품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28일 시카프 2017 관람객이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시카프의 체험형 전시는 갓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관람객에게도 좋은 경험으로 다가온 듯싶었다. 친구들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던 김윤서(17, 세종여고)양은 “이렇게 코스프레를 하고 전시를 즐기는 것은 처음”이라며 “생각했던 것 보다 체험활동도 다양해 더 즐기고 갈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니메이션 전시라면 교육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아 관람하러 오기를 주저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카프 2017은 만화가를 꿈꾸고 있는 학생·부모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야외에서 개최됐던 시카프가 올해는 세텍이라는 큰 내부 전시장에서 열리게 되면서, 그동안 참가를 고사했던 대학교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들이 추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산·학 연계 공간인 ‘링크존’에서 만난 신상호 서강대 MTEC 게임애니메이션 학과 교수는 “시카프가 한동안 서울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열렸는데 학과 학생들도 더운 날 힘들 것 같아 참가를 고사했었다”며 “이번엔 실내 전시장에서 규모도 크게 열리는 것을 알고 급박하게 준비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 28일 시카프 2017에 참가한 서강대 부스에서 관람객이 온라인게임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관람객들로부터 학과 입학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 교수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스에 직접 오고 있다. 공부 방법이나 커리큘럼 등 문의가 들어오면 현장에서 바로 답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장을 찾은 부모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딸 2명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박재민(여, 40,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씨는 “딸들이 방학한 지 1주일이 됐는데 방학을 이용해서 많이 체험하고,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미술관·전시회에 많이 가려고 한다”며 “제일 처음 찾은 전시가 시카프”라고 말했다.

그는 “딸들이 그림 그리기·만화 보기를 좋아해 찾아오게 됐다”며 “내 세대의 만화와 현세대의 만화를 한 장소에서 보고, 발전하는 애니메이션을 직접 느껴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카프 2017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기초를 알 수 있는 관람형 전시공간인 ‘튜토리얼 존’과 VR체험·로봇탑승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yolo존’ 등도 운영되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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