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수연 씨(좌측)가 아버지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어버이날 국무총리 표창 수상… 불우이웃 돕기도 귀감  

[뉴스천지=명승일 기자] “나이 드신 아버지를 모시는 것은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이자 유일한 기쁨이죠.”                        

손수연(57,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씨는 인터뷰 내내 ‘감사’라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얼굴에서도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손 씨는 거동이 불편한 구순을 바라보는 노부(老父)를 극진히 봉양하고 있는 효녀(孝女)다. 

열아홉이란 꽃다운 나이에 지독했던 가난의 굴레를 벗고자 한결같은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이었다. 생업을 위해 시작한 미용사는 자녀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6·25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에 참전했던 손 씨의 아버지는 부상 후유증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지난 1998년부터 부모님을 서울로 모셔 와서 함께 생활했던 손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아버지의 든든한 친구이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손 씨는 허리를 다쳐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집과 미용실 구분하지 않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극진히 보살피고 있다. 손님 중에는 아버지가 미용실에 있는 것을 보고 도로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 아버지가 더 소중해요. 살아 계실 동안 극진히 모실 겁니다. 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합니다.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또한 손 씨에겐 18세부터 20년간 정신질환을 앓아온 여동생이 있다. 남들은 짐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에게는 소중한 동생이다. 현재 요양병원에 있는 동생을 주말마다 찾아가며 병원비를 내는 것도 손 씨의 몫이다.

지독한 가난을 경험했던 동병상련 때문일까. 손 씨는 어려운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자신도 힘든 학창시절을 보낸 터라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70만 원의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미용실을 찾는 어르신에겐 저렴한 비용으로 또는 무료로 미용을 해주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고아원과 미용실을 찾아다니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바자회에 참석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봉사와 나눔은 꾸준히 할 겁니다. 봉사는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아끼고 아껴서 하는 것이에요.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음에 또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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