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연 2%대… 저축은행도 5%대서 3~4%대로 하락
은행 “예금 증가 부작용 막기 위해 금리 인하”
서민 “이자 낮아도 미래준비엔 예금 최우선”

[뉴스천지=김두나, 김지윤 기자] A씨는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1년 만기정기예금 상품에 예치하려 한다. 2년 전보다 금리가 낮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으로 이리저리 발품을 팔았으나 어디에 맡길지 고민이다. 몇 안 되는 은행에서만 1000만 원 이상을 예치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했을 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부터 대부분의 상품 금리를 2~3.8% 선으로 낮췄다. 우리은행뿐만이 아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0%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신규 예금자들은 거액을 맡겨도 예전만큼의 이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7일 하나은행 00지점. 600만 원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려 한다고 하자 창구 직원은 “고시금리는 연 3%이며 인터넷뱅킹 가입 시 0.2%를 더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지점장 우대금리 등 다른 우대금리는 줄 수 없느냐고 묻자 “지점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보통 정기예금 금액이 1억 이상일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은행은 최고 연 3.3%에 0.3%, 우리은행은 3.4%에 0.2%, 신한은행은 3.69%에 0.3%, 기업은행은 3.5%에 0.3%를 제시했다. 이들 은행의 공통점은 고시금리에 인터넷뱅킹·자동이체·보통예금 혹은 적금통장 가입 등을 신청하면 금리를 0.2~0.3% 더 얹어준다는 것이다. 그 외에 지점장 우대금리나 본부장 우대금리는 거액의 정기예금 금액이 아닌 이상 불가능했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 등 5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3월 말 308조 7000억 원에서 4월 말 312조 8000억 원으로 4조 1000억 원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라서 우대금리와 관련해 문의전화가 많이 오지만 금리를 추가로 얹어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보다 고금리로 인기를 끌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3%대까지 내렸다. 3월만 하더라도 5%대를 유지했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업계는 몇몇 지방저축은행이 연 3%대 예금금리(1년 기준)를 적용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울산·경남지역의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3.93%로 내려갔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돈이 많이 들어온 상태다. 들어온 돈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데 영업에 대한 압박이 크다”며 “예금 증가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금리 인하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의 저축은행은 대부분 4%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3월부터 기준 연 5.1% 예금금리를 적용했으나 지난달부터 4.2% 예금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1년 만기정기예금 5.1% 예금금리에서 0.9%p 하락한 4.2% 예금금리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가입한 고객들에게는 0.1% 우대금리를 붙여 준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저축은행에서도 우대금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적정 수준의 수신을 유지해야 하나 시중유동자금이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어 금리를 더 줄 수 없다는 게 저축은행업계 측의 입장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주요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4%대에서 3%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낮은 금리에도 은행에는 예금상담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예금상담을 받으러 온 이재혁(35, 서울시 용산구) 씨는 “이자가 낮아도 대부분의 서민들은 미래에 대한 준비로 은행예금을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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