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취임 후 두 번째 업무지시를 통해 국정역사교과서를 폐기하고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을 지시하는 전자결재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당 “횃불로 보수 불태우겠다는 것” 반발
국민의당·바른정당, 야당 인사 입각론 비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반부터 역사 국정교과서 폐지 등 강한 드라이브와 ‘통합정부’ 구성 논란 등을 둘러싼 야당의 반발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틀 동안 역사 국정교과서 폐지와 5.18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보수진영의 반발을 부르는 지시를 쏟아냈다. 정부 여당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통합정부’와 ‘통합내각’ 방안도 야당의 반발을 부르는 형국이다.

취임 직후 문 대통령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잇따라 야당 지도부를 만나면서 분위기를 띄웠던 협치와 소통 정국은 갈등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1야당이 된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세월호 사건에 대한 엄정수사를 명하고, 역사 국정교과서 폐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방침을 잇따라 내놓자 “횃불로 보수를 불태우고 궤멸시키고 20년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것이 진의라는 걱정이 앞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들어 대대적인 사정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국 민정수석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여당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한국당 정치인 입각설에 대해서도 “개헌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정부, 통합내각 운운하는 것은 제도적으로도 불가능하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야당 의원을 내각에 참여시키겠다는 것은 야당 내부 분열을 노린 수준 낮은 정치공작에 불과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문재인 정부의 야당 입각 제안설에 대해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최경환 당무부대표는 1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협치와 연정을 얘기하면서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설이 들린다. 본심이 뭐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바른정당도 자당 소속 유승민 전 대선후보가 야당 의원 입각설에 오르는 것과 관련해 “정치도의는 물론 상식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통합정부론은 야당 소속 정치인을 장관 등으로 기용해 내각에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여소야대인 국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각종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방안이다. 그러나 야당이 이에 반발하면서 통합정부가 여권 일각의 구상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오히려 야당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필두로 진행되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칼날 검증을 예고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국회에서 강한 제동을 걸 경우 문재인 정부는 초반부터 동력이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이 조기에 마감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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