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 기지.(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 기지 문제 해결에 회의적

[뉴스천지=전형민 기자]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로 내각의 지지율이 급속히 하락하면서 일본정부는 곤경에 처했고 미국은 이에 대해 차가운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연립여당인 사민당의 후텐마 이전에 대한 입장에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은 “(사민당이)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정권 담당자로서 자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연립여당 내부의 갈등을 표출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은 연립여당을 깨지 않기 위해 사민당의 반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지만 실무자인 정부 각료가 공개적으로 사민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후원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후텐마 문제가 뭔지 여러분은 잘 몰랐을 테지만 이게 국민의 최고 관심사가 됐다는 자체부터 언론보도에 뭔가 지나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한 언론 보도에 불만을 터트렸다.

일본 언론과 야당들은 5월 말까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 결론내기로 한 하토야마 총리의 약속은 물 건너갔다고 비판하며 사퇴를 포함하는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선 데 대한 불편한 심기의 표출이다.

일본 내각의 대변인이자 하토야마 총리의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은 19일 “정권교대로 국민의 의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하는 일이 총리의 진퇴로 발전되어서는 안 된다”며 사태를 수습하려 나섰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일본의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 문제 해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하토야마 일본 총리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화 내용을 보도한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는 “지금 노력하고 있다. 5월 말까지는 (후텐마 기지 이전을)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도 협력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고 있지 않느냐. 정말 끝까지 해낼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하토야마 총리의 문제 해결능력에 불신감을 나타냈다.

하토야마 총리가 후텐마 문제해결의 복안이라고 생각했던 가고시마(鹿兒島)현 도쿠노시마(德之島)로의 이전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한 채 오바마 대통령의 입은 닫혔다.

20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 상황은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나로서는 (5월 말까지)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의 5월 말 해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한편 요미우리 신문은 도쿠노시마 주민의 강력한 반발이나, 후텐마 기지 전체가 오키나와 밖으로 나가지 않는 데 대한 현지 불만, 미국과의 협의 단절 등을 고려할 때 5월까지의 후텐마 이전 문제해결은 ‘절망적’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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