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요즘 활동이 분주하다. 지난 17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 후 귀국해서는 국내 경기를 살피는 등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국정 수행에 바쁘다. 국내외적 경제상황이 어려운 현실에서 유 부총리는 독일 현지에서 미국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간 경제·금융협력 관계를 논의했지만 사실상 얻은 것이 없어 ‘빈 손’으로 돌아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트럼프 신정부가 내세우는 자국우선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중국의 대한(對韓) 경제 제제 변수 돌발 등 국외적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그 여파가 그대로 내수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수출이 호조라 해도 여전히 내수 부진으로 기업 투자가 예전 같지 못하고, 일자리 수가 크게 모자라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럴 때일수록 경제정책 등 정부정책을 추진해나가는 공직자들이 흔들림 없이 국정 과제를 수행해나가야 하건만 공직사회는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크게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제 수장인 유 부총리는 20일 정부 서울·세종청사 간 영상 회의 방식으로 진행한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조직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공직사회는 항상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묵묵히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율곡 이이(李珥)의 ‘자경문(自警文)’에 나오는 ‘계구근독(戒懼謹獨)’을 인용했다. 계구근독은 ‘늘 조심스레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홀로 있을 때에도 사리에 어긋남이 없이 언동을 삼간다’는 뜻인바 이를 귀감으로 삼아라는 당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한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이다. 현 시국이 경제를 비롯해 외교, 안보, 사회 안정, 대선 관리 등 만만한 게 없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소득이다. 그런 상황인 만큼 경제가 살아나야 하는데, 그런 맥락에서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중심을 잡고 국내 경제문제에 매달려야 한다는 독려를 보냈던 것이다. 유 부총리는 이것 하나는 알아야 한다. 취업이 안 될 게 뻔해 집에서 쉬고 있는 청년층이 4년 만에 최대인원인 36만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내수경기 활성화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우리 경제가 당장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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