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발자취 따라서]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을 선언한다”… 98년 전 그날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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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화빌딩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는 민족대표 모습이 담긴 그림 ⓒ천지일보(뉴스천지)

일제에 국권 뺏긴지 10년 된 해
탑골공원 내 3.1운동 흔적 남아
독자적 생존과 정당 권리 알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 그날의 함성을 어찌 잊겠는가. 광복(光復)을 염원하며 외쳤던 목소리. 그 소리가 모여 대한민국에 평화가 찾아왔다. 3.1절이 다가오자, 당시의 역사적인 장면이 더 생각나는 듯했다. 이에 평화를 염원하던 목소리를 따라 3.1운동 발상지를 거닐어 봤다.

◆3.1운동의 시작 ‘탑골공원’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이곳은 1919년 3월 1일 처음으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외친 3.1운동의 발상지다. 이날은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지 10년째 되던 해로, 일제의 무단 통치 속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원래 이곳에서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정오에 낭독할 예정이었으나,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용기 있는 한 학생이 단상에 올라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그리고 선언문과 태극기를 받은 군중들은 “대한민국 만세”를 목청껏 외쳤다.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해 이곳에는 3.1운동의 흔적을 남겨 놓았다. 입구인 삼일문을 지나 탑골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독립선언서의 내용이 적힌 3.1운동 기념탑이 서 있다.

▲ 3.1운동 기념탑 ⓒ천지일보(뉴스천지)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리어 인류 평등의 큰 도의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 이로써 자손 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생략).”

이는 독립선언서의 도입부로, 시대적 획을 긋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독립선언서에는 광복을 염원하는 독립운동가의 마음이 살아 숨 쉬듯 담겨 있었다. 이에 자리에 서서 독립선언서를 좀 더 읽어 보기로 했다.

“아!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쳤도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왔도다. 과거 한 세기 내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인도적 정신이 이제 막 새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였도다. 새봄이 온 세계에 돌아와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는구나(생략).”

글을 읽을수록 독립선언서에 담긴 광복에 대한 마음이 더 느껴졌다. 일제의 탄압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이루고자 했던 선조들. 일제의 총, 칼의 위협에도 좋은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게 선조들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 3.1운동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팔각정’ⓒ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곳 탑골공원은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수없이 거치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가는 이의 쉼터로 전락해 버렸다. 3.1운동의 흔적은 남아 있지만, 이곳의 역사적인 가치를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싶었다.

기념비 옆에는 1919년 3월 1일 독립운동 당시 탑골 공원 팔각정에서 서명한 33인의 민족대표가 낭독하고 배포한 ‘기미독립선언서’가 있었다. 이 선언서는 현재 충청남도 천안시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으며, 탑골공원에 있는 것은 4배 크기로 확대한 모사본이다.

손병희 선생의 동상도 있었다. 그는 동학과 천도교 지도자, 교육가이면서 독립운동가다. 민족대표 33인의 대표로 3.1운동을 주도했다. 손병희 선생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다가 옥고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탑골공원 안에 있는 ‘팔각정’은 1902년 건축된 것으로, 이곳에서는 3.1운동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다.

탑골공원 뒤쪽에는 3.1운동의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새겨놓은 조각이 있었다. 3.1운동 당시 서울은 물론 수원, 강원도, 제주도 등 전국에서 “만세”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히 일제의 탄압 속에서 태극기를 펄럭이던 유관순의 모습이 담긴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만약 그 시절을 살았다면, 우리도 유관순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마음이 숙연해졌다.

▲ 태화빌딩 앞에 삼일독립언선 유적지임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민족대표 모인 ‘태화관’

이어 ‘태화빌딩’을 찾았다. 탑골공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옛 태화관이 있었던 터에 지어진 빌딩이다. 1층 로비에는 태화관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 전시돼 있는데, 이곳이 역사적인 현장임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민족대표 33인은 원래 탑골공원에 모일 예정이었으나, 거사 직전 태화관으로 급하게 장소를 옮겼다. 실제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는 민족대표 33인 중 29명이었다.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이들은 조선총독부에 전화해 독립선언식을 통보했다. 민족대표들은 독립을 선언한 한용운의 식사를 들은 후 대한독립만세를 제창한 후 경찰에 연행됐다.

▲ 중앙고등학교 내에 있는 3.1운동 책원비 ⓒ천지일보(뉴스천지)

◆3.1운동 계획 세운 ‘중앙고등학교’

‘중앙고등학교’도 빼놓을 수 없는 3.1운동의 발상지다. 태화빌딩에서 도보로 약 20~30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1919년 중앙고등학교 교장이던 송진우, 김성수, 그리고 교사였던 현상윤 등이 모여 독립운동에 필요한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곳이다. 이를 알리는 ‘3.1운동 책원비’가 현재학교 내에 세워져 있다.

또한 이곳은 순종황제가 죽은 1926년 6월 10일에도 6.10만세 운동을 주도한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서울 도심 곳곳에는 3.1운동을 알리는 역사적인 장소가 남아 있었다.

만약 그날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피 흘려 돌아가신 선조들에게 감사함을 늘 잊지 말아야 하는 3.1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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