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흥인지문 옆을 지나가는 죽안마 행렬 (출처: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919년 3월 3일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에 경운궁 대한문 앞에는 커다란 하얀 차일 아래 대여(大轝)가 놓여 있고, 수많은 일본 군인들이 배치돼 있었다. 고종황제의 재궁(임금의 관)이 경운궁을 떠나는 인산일 아침의 광경이다.

조선의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황제였던 고종은 1907년 헤이그 특사 파견을 이유로 태황제로 퇴위 당했다.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이태왕으로 강등돼 경운궁에 유폐되었던 고종은 1919년 1월 21일 갑작스럽게 훙거했다.

이와 관련 서울역사박물관이 3·1운동이 일어나고 그 계기가 됐던 고종 국장 인산일이 있었던 3월 3일을 맞아 ‘고종황제의 마지막 길’ 전시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전시는 4월 9일까지 박물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 일본식으로 차려진 빈전(殯殿) 소장-서울대학교박물관 (출처:서울역사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앨버트 테일러(Albert L. Taylor, 1875~1948)가 남긴 고종 국장 사진 중 철거된 흥인지문 옆 성벽을 지나가는 전통 장례 행렬 사진 2점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덕수궁국장화첩,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이태왕전하장의사진첩’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고종)국장화첩’ 등에 실려 있는 사진들을 전시했다.

박물관은 “3.1운동과 이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됨으로써 제국을 마감하고 민국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던 고종 국장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보고, 고종황제의 마지막 길을 추모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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