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소방서 곽창영 지방소방위. (제공: 인천공항소방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받는 대원 늘어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119구급대원에 대한 폭행·폭언이 여전하다.

일선 구급활동 현장에서 주취자와 흥분한 보호자 등에 의해 벌어지는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은 대원들에 대한 상처와 모욕감을 떠나 응급환자의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국회에서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을 방지하기 위해 ‘웨어러블캠’을 도입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소방지휘부는 “국민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소방공무원들에게 폭행을 행사하는 것은 단순한 폭행사건이 아닌 국가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라며 “국격을 손상하는 행위이므로 단 한건도 용납하지 말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지나 법적 절차, 각종 안전장치의 강구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의 안타까운 행동은 구급대원들에게 사기저하와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10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존경하는 직업’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결과 ‘소방관 및 구급대원’이 저평가 직업 및 가장 존경하는 직업 두 항목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생명의 존엄성을 알기에 한 생명도 잃지 않도록 화염과 싸우는 구급대원들은 희생과 봉사를 실천한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을 최고의 가치로 알고 일하는 구급대원에게 반복되는 비인격적인 일들로 인해 구급대원의 명예와 자부심이 짓밟히고 폭언과 물리적 폭력에 심신이 황폐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 건강해야 할 구급대원이 외상(Trauma)에 시달리면 누가 우리와 우리 가족의 생명을 지키며 살릴 것인가.

현재 우리 사회는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복지가 향상되고 국가의 다양한 대국민 서비스 역시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월등해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구급서비스의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것 또한 그 증표다.

그러나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선진 문화가 동반돼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열(熱)과 성(誠)을 다하는 구급대원들에게 더 늦기 전에 격려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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