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향기와 김새론이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눈길' 시사회에 참석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일본군 ‘피해자’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영화 ‘눈길’이 스크린에서 막을 올렸다. 

13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영화 ‘눈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나정 감독과 류보라 작가, 배우 김향기, 김새론이 참석했다.

삼일절에 개봉을 앞둔 영화 ‘눈길’은 학교도 다니고 글도 읽을 줄 아는 부잣집 막내딸 ‘영애(김새론 분)’와 그런 ‘영애’를 동경하던 가난한 소녀 ‘종분(김향기 분)’이 끔찍한 곳으로 끌려가게 되면서 같은 비극을 살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끔찍한 폭력을 영화적 소재로만 삼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인 흔적이 보였다. 이나정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위안부 관련 다양한 영화, 연극, 책, 그림을 많이 봤다”며 “‘어떻게 (영화 귀향과) 차별점을 둬야겠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조사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폭력적인 장면에 관해 “배우분들이 미성년자여서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미성년자배우가 성적인 폭력인 장면을 촬영할 때 어떻게 해야 성적이지 않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현장에서도 관련된 소품을 분리해서 최대한 촬영했다.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고, 피해받은분들이 생존해 계신데 영화적인 볼거리로 표현되는 것은 또 하나의 폭력일 수 있어서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그 장면이 없어도 일상을 빼앗긴 것 자체로도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쓴 류보라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협상과 관련해 “(협상이)타결됐다고 하는데 할머니들과 소녀들이 나와서 수요시위를 하는 것을 보면 사과라는 건 때린 사람이 미안해 하는게 아니라 받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눈길' 시사회에 참석한 출연진과 제작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향기와 김새론은 작품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와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김향기는 “‘눈길’은 역사적인 사실을 담고 있어 조심스러웠다. 열심히 해보자고 굳게 마음을 먹고 용기내서 촬영했다”며 “감독님께서 여성이어서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신 것 같다. 그래서 편안 마음을 가지고 촬영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향기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역사에 사실은 절대 잊어선 안 되고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셨으면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분들을 같은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모두가 진심으로 위로해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새론은 “일단 처음에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과연 제가 이 사실을 연기로 표현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근데 모두가 알아야할 이야기고 누군가는 해야 할 작품이여서 했다”며 “많은 분들이 이 사안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 같다. 저도 작품을 통해 촬영하면서 이분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저랑 같은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고, 많은 할머니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는 오는 3월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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