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주말 14차 촛불집회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킨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14차 촛불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2월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가득찼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4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박근혜 2월 탄핵, 황교안 사퇴, 공범세력 구속, 촛불개혁 실현 14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지연 또는 중단시키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재의 2월 중 탄핵심판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25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2월 탄핵’ ‘범죄자 박근혜 즉각 구속하라’ ‘특검연장 즉각탄핵’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머리 위로 들고 “박근혜는 퇴진하라” “2월에는 탄핵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서울에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조우현군은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이 인터넷방송 정규재TV를 통해 인터뷰한 내용에 대해 비판했다. 조군은 “박 대통령 인터뷰영상을 보니 허언으로 가득 차 있어 볼 수가 없었다”며 “떳떳하다면 정규방송사로 나와 해명해야 하는 데 숨기는 게 많을 걸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파업에 들어간 도시가스 검침원 장혜경·이선희씨는 “일하는 사람이 차별받지 않고 준중 받는 게 제대로 된 세상”이라며 “다음 주 촛불집회는 정월대보름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귀밝이술을 한 잔 권하고 싶다. 귀밝이술을 마시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똑바로 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쥐불놀이도 해야겠는데 지금은 촛불놀이가 제격일 것 같다. 다음 주에는 더 많은 사람, 100만, 200만이 모여 촛불 불판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에게 탄핵조기 인용을 촉구하는 국민엽서 보내기를 진행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과 이민호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여부는 헌법재판소 결정만을 남겨두고 있고, 특검은 성역 없는 수사를 하고 있다. 국민들이 광장에 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웠다”며 지난달 5일 헌재에 전달한 6118개의 엽서에는 ‘날씨가 추워지지만 지지 않고 정의를 지키겠다’ ‘미래가 있는 사회를 꿈 꿉니다’ 등의 내용이 기록됐다고 소개했다.

법원에서 일한다는 공무원 양윤선씨는 “1000만명이 넘는 촛불시민들이 퇴진운동을 벌였기 때문에 부패한 박근혜 정권을 붕괴 직전까지 몰아붙인 것”이라며 “헌재의 탄핵 결정도 촛불운동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촛불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체포영장 집행으로 특검에 출석한 최순실씨를 향해 ‘염병하네’를 3회 외친 60대 청소아주머니도 임모(65)씨도 발언자로 나섰다. 임씨 “청소하는 거 부끄럽지 않다. 더러운 걸 깨끗이 씻겨주는 청소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최순실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큰 소리로 민주주의를 운운하는 게 너무너무 화가 나서 그런 소리(염병하네)가 나왔는데 그게 여러분들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부 월급 얼마 안 되지만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자식, 손자 사는 나라는 좀 더 좋은 나라 되길 바라면서 사는데 죄 지은 사람은 잘 살고 큰 소리치며 사는 게 너무 억울하다”며 “특검은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날 수 있도록 공명정대한 수사를 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병우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정치권에 대선보다 2월 탄핵에 당력을 집중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실장은 “박근혜가 끌려 내려오지 않기 위해 모든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버티기에 들어가고 있다. 3월 13일을 넘기면 탄핵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야당의 정치 행보가 대선으로 모두 쏠려있다는 것은 자칫하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류를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퇴진 없이는 대선은 없다. 정치권은 다시 판단해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 과제를 실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가수 김동산, 류금산, 브로콜리 너마저가 나와 공연을 진행했다. 특히 브로콜리 너마저는 ‘졸업’이라는 노래의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을 믿지 않을게’ 등의 가사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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