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DB

삼성 “특검 결정 이해 어렵다”
구속되면 ‘경영 차질’ 불가피
‘큰 투자·인수합병’ 등 악영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삼성이 충격에 휩싸였다. 삼성그룹 창립 이래 오너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한 데 대해 “특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삼성그룹은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일은 결코 없다”면서 “특히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에서 잘 판단해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18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하지 않을 경우 구속 수사를 받게 돼 삼성의 경우 오너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다. 삼성은 이번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로 글로벌 이미지에 적지 않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너의 경영 공백으로 삼성의 대내외 큰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는 데 있어 결론 도출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이 지난해 11월 약 9조원을 투자한 미국의 전장 기업인 하만 인수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3일 하만의 소액주주들은 디네시 팔리월 CEO와 하만 이사진을 대상으로 헐값에 회사를 매각했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게다가 아틀란틱인베스트먼트도 헐값 매각이라며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반대하고 나선 상태다. 하만 주주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대외 신뢰도가 떨어질 경우 하만 인수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삼성그룹 측은 우려하고 있다.

매년 12월에 있을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작업도 특검 이후로 미뤄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 경영계획은 물론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 오너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다음 수사 대상인 SK와 롯데 등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신동빈 롯데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수뇌부 여러 명을 출국 금지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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