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0시께면 교대조 취침 시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상헌 가자 =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1천200t급) 승조원 104명 가운데 실종된 46명의 장병은 대부분 기관실 등 선내에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군 인사기획처장 배준영 준장은 27일 2함대내 해군 1회관에 마련된 '천안함 실종자 가족 대기소'를 찾아 가족들에게 "실종자 대부분은 기관실과 탄약, 침실, 식당 등이 있는 함미(艦尾)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세부적인 것은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해군 관계자도 "사고가 발생한 시각인 오후 9시45분은 교대조의 취침시간인 오후 10시와 거의 맞물려 있어 교대조가 취침을 준비 중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현재 정황으로는 실종자들이 선내에 상당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선미 부분에서 '꽝'하는 굉음 소리와 함께 선체에 구멍이 뚫리면서 바닷물이 급속히 유입돼 선내에 있던 실종자들이 대부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특히 함정 뒷부분과 아래쪽에 있는 기관실과 탄약고, 침실, 식당 등에 실종자들이 있었다면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고에 미처 몸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해군과 해경, 공군, 해병대가 사고 해상과 백령도 해안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는데도 실종자를 한 사람도 발견하지 못한 것도 이런 정황과 무관치않다는 분석이다.

실종자 46명 가운데 부사관은 30명, 수병은 16명에 이른다.

반면 구조자 58명은 함교와 선상에 위치해 배가 급속히 기울어지면서 침수되자 막판까지 응급조치에 사투를 벌이다가 배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군 배준영 준장도 "생존자들은 선체가 가라앉기 전에 상부갑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해 이런 추론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침몰 함정의 근무교대 시간이 장병들의 생사를 가른 갈림길이 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구조된 영관장교 2명과 위관장교 5명도 함교에서 함정을 지휘했을 것으로 보이며, 구조자는 이들을 포함해 부사관 37명, 수병 14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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