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대승네트워크가 지난해 종교 인구조사 발표에서 전반적인 종교인구가 대폭 줄고 불교 인구수가 2위로 하락한 데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12일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열린 ‘불교인구, 하락의 사이클에 들어갔나’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 인구, 하락의 사이클에 들어갔나’ 토론회
“가나안 신도 증가로 개신교 인구는 늘었지만
소속 없는 재가불자 증가로 불교 인구 줄어”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지난해 종교 인구조사 발표에서 전반적인 종교인구가 대폭 줄고 불교 인구수가 2위로 하락한 것이 불교의 종교적 특성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불교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소용없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신대승네트워크는 12일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불교여성개발원에서 ‘불교인구, 하락의 사이클에 들어갔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자들은 이번 통계가 불교의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재가 불자, 개신교의 가나안 신도, 천주교의 냉담자의 답변 태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종교문화연구소 윤승용 이사는 개신교 내부에서 교세는 줄고 있음에도 인구수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가나안 신도를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상당한 선교 효과가 있었음에도 인구가 줄어든 천주교에서는 이와 관련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결과를 수용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불교의 인구수가 급락한 데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재가불자의 영향이 크지만, 불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조사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덕성여대 지식문화연구소 박수호 연구교수는 불교 내부에서 인터넷 조사 방식을 도입하는 등 통계 조사 방식이 변화했다며 조사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들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몇백만의 오차를 낼만큼 심각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이사는 개신교는 가나안 성도의 증가로 개신교인이 증가했지만, 가나안 성도와 같은 성격의 재가 불자 때문에 불교는 오히려 불자수가 감소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불교의 종교적 특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2000년대 초부터 종교 내부의 개혁을 놓고 종교 구성원들은 분열됐는데, 이때 불자들은 종교 조직에서 떨어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명상과 수련과 같은 영성종교에 집중하게 된다. 윤 이사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명상과 수련을 하는 등 영성종교에 탐닉한 재가불자들은 제도종교를 이탈해 불교 공동체와 별 상관없는 인구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 이사는 개신교의 가나안 성도들은 본인이 교회를 나간다고 해도 참 신앙을 찾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개신교 가치관을 버리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중앙승가대 유승무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종교 위기에 대한 대응방법에서 비롯된 차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유 교수는 “(종교 위기에 대해) 기독교는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만 불교는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개신교인들의 교회 활동 참여도는 높지만, 불자는 과반수가 1년에 한두 번 절에 가는 등 참여도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그래서 불교에서는 신도나 재가자들이 책임의식, 권리의식이 없는 것”이라며 “불교의 고질적인 문제이고 반드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를 통해 불교가 스스로 반성하고 거듭남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 신대승네트워크가 지난해 종교 인구조사 발표에서 전반적인 종교인구가 대폭 줄고 불교 인구수가 2위로 하락한 데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12일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불교여성개발원에서 ‘불교인구, 하락의 사이클에 들어갔나’를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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