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경 미즈아가행복작명연구원장

 

정유(丁酉)년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은 어떤 국운을 맞이하게 될까. 옛부터 한반도는 선인들이 목(木) 오행, 즉 나무의 기운으로 분류해온 땅이다. 정유년의 정(丁)은 오행 중 화(火)에 해당된다. 붉게 타오르는 횃불, 혹은 촛불이다. 유(酉)는 쇠붙이를 의미하는 금(金) 오행이다. 이에 따라 정유(丁酉)년에는 나무가 불붙고 쇠붙이에 얻어맞는 형국이다. 병신(丙申)년과 마찬가지로 만만찮은 환란 발생이 예상되는 해이다. 특히 큰 지진, 화재, 수재, 교통사고, 군사적 충돌 등에 유의해야 한다.

1597년에는 정유재란이 일어났다. 이듬해까지 잘 싸워 이 땅에서 왜군을 모두 물리쳐 내기는 했다. 그러나 임진왜란에 이어 온 백성이 또다시 도탄에 빠지고 국토가 유린되는 아픔을 겪었다. 정유년은 지난해와 비슷한 운기가 이어지지만 한반도가 겪은 진통과 변화가 마무리국면으로 진행되면서 새 세상이 열리는 계기도 된다. 남북관계는 기존의 극심한 대립관계가 이어지면서도 새로 통합과 협력의 국면으로 바뀌는 단초도 제공된다. 이제는 다 자란 나무를 벌목해 새 물건을 만드는 시절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우주만물은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오행(五行)으로 구성돼 있다. 사람 몸도 우주의 일부요, 오행의 집합체이다. 오행이 조화롭게 잘 갖춰져 태어나면 건강과 운세가 순조롭다. 그렇지 않다면 인생에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좋은 사주는 어떠한 사주인가. 사주 일간을 중심으로 전체를 살펴봤을 때 오행이 잘 갖춰져 있고 행운을 주는 오행이 유력하다면, 또한 뼈대 혹은 패턴으로 풀이되는 좋은 격국(格局)이 갖춰졌다면 좋은 명조이다. 여기에 대운과 세운의 흐름이 자신을 도우는 방향으로 흘러야 좋은 운이 된다. 신년 운세를 물으며 특히 건강이 어떠냐고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사주엔 건강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A씨 아들부터 예로 들어보자. 아들 이름을 개명하러 온 여성 A씨는 아들이 자폐증이었다. 언어와 의사소통에 장애를 보였고 다른 아이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다. 생년월일을 받아 사주 명조를 작성해보니 겨울에 태어난 아들인데 화(火) 오행이 단 한 점도 없었다. 천지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할 정도로 차가운 사주였다. 그런 사주엔 세상을 비관하는 허무주의자가 되거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A씨 아들은 필자에게 다녀간 다음해 다행히 정상인이 됐다. 아들 병이 나았다고 A씨가 뛸듯이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아들은 화(火)기운을 듬뿍 담아 작명한 새 이름도 새 이름이지만 엄마의 뜨거운 정성에다 운세가 병 나을 때가 되어 낫게 된 것이었다. 엄마 A씨가 아들에게 귀인이었다. 여기에 목(木) 화(火) 오행이 충만한 해를 만나 언 땅이 녹은 데 따른 것이었다. 아무튼 겨울에 태어난 사주에 화(火) 오행이 부족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성인이 되어 임신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차가운 기운이 너무 강해 씨를 뿌려도 싹이 트지 않는 동토(凍土) 같은 사주라서 그렇다. 항상 몸을 따뜻이 해야 한다. 음식도 가려야 한다. 냉면보다는 따뜻한 국수가 몸에 유리하다. 홍삼 꿀 등을 자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오랫동안 줄담배를 피워온 B씨가 새해에는 담배를 멀리하고 있다. 금(金) 오행은 폐(肺)에 해당한다. 겨울에 태어난 B씨 사주에는 금(金) 오행이 찬 물 위에 있어 한습하기 짝이 없었다. 금(金) 오행 옆에 정(丁)화 담뱃불이 바짝 붙어 공격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최근 건강진단결과 자신도 모르게 폐결핵을 앓아 폐 조직에 흉터가 생겼고, 만성기관지염도 더 심해졌다. 때마침 정유년은 정(丁)화, 즉 연소되는 불로 인해 폐질환이 심히 염려되는 해라고 경고하자 모처럼 금연결심을 한 것이었다. 아침 일찍 숲을 산책하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단전호흡도 다시 시작한 B씨가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위해 완전한 금연에 성공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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