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경 미즈아가행복작명연구원장

 

L씨(87, 여)는 아픈 허리 때문에 평생 고생한 할머니였다. 고령에도 불구, 지난해 세 번째 척추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입원중이다. 좌골신경통과 수핵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이 겹쳐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고, 견디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극심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허리 통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던 인생임을 사주를 통해 알 수 있을까? 그렇다. 그는 태어난 일주가 나무인 목(木) 오행이었는데, 일간 바로 옆에 강한 금(金)이 둘이나 바짝 붙어 있었다. 오행 중 금(金)은 쇠뭉치, 칼, 도끼 등으로 비유되며 목(木)은 신경계통, 특히 척추로 풀이한다. 즉 약한 나무 기둥을 쇠뭉치로 찍어치니 척추가 손상되는 형국이었다. 특별히 몸관리에 유의하지 않으면 허리뼈가 무너져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는 몸을 타고났음을 사주팔자, 즉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판단할 수 있었다.

육십갑자 달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탁록이라는 지명이 있다. 중국 하북성 탁록현은 치우천왕과 황제 헌원이 결전을 치른 역사적 전쟁터였다. 한때 천하는 탁록의 북쪽 대요, 동쪽 창힐, 서쪽 헌원과 배달국 치우천왕이 대립하고 있었다고 한단고기와 중국의 사기가 전한다. 원래 농업 의학 천문학 군사기술 등이 가장 발달한 곳이 배달국. 대요가 배달국왕 치우로부터 간지(干支)를 전수받아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육십갑자 달력을 만들었다고 한다. 기원전 2757년경이었다. 사람은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지구가 받은 음양오행의 지배를 받는다. 대요의 달력이 바로 동짓달 동짓날 자정에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로 시작하는 만세력이다. 이는 천문현상을 데이터로 규명한 학문인 역리학의 결정적인 자료요, 우주 속에서 태어난 인간 운명을 해독할 수 있는 코드가 됐다. 태어날 때 우주로부터 받은 생명본체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만세력을 서점에서 구입해 생년월일시를 대입하면 사주팔자를 얻을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의 무료만세력을 통해서도 사주팔자를 알아내 원래 타고난 자신의 몸과 시간·천체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운명을 파악할 수 있다.

만세력으로 사주팔자를 적어보면 건강면에서도 중요한 정보를 캐낼 수 있다. 역리학은 목화토금수 오행(五行)의 조화를 중시한다. 예컨대 오행 중 토(土)가 지나치게 강하면 소화기능이 나쁘다. 성품도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이다. 수(水)가 없고 화(火)가 너무 강해 물 한방울 없이 조열한 사주는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자가 많다. 위장 등 소화기계질환과 신경성질환, 안질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 목(木)이 부족한 경우엔 갑상선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목(木)이 없어 ‘수화상쟁(水火相爭)’으로 고생하는 사주다. 필자는 새로 태어나 작명을 의뢰받은 아가 중에 목(木)이 부족해 호르몬계 이상이 나타난 케이스를 많이 접했다. 이때는 목(木) 기운을 집중보완해 이름을 작명해야 함은 물론이다. 제왕절개 수술 때도 이처럼 건강상 조화를 잃은 사주를 피해 출산택일을 한 후 태어나는 신생아는 행운아인 셈이다.

우울증 환자는 주로 한겨울에 태어난 사주로 따뜻한 화(火)가 부족한 탓에 많이 생긴다. 한 때 국민배우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한 최진실씨도 겨울에 태어나 화(火)가 부족하고 한습한 사주였다. 일간이 토(土) 오행이었던 그는 재주와 인기를 의미하는 재성(財星) 수(水), 즉 물이 범람할 정도로 넘쳤다. 이를 ‘재다신약(財多身弱)’ 사주라고 하며 이 경우 인생에서 찬비가 내리는 운세를 만나면 재물이 나가고 관재수도 있게 된다. 관재수 운세에는 명예가 실추되거나 법적 분쟁을 겪는다. 최씨는 20대에 따뜻한 토(土) 운세를 만나 흙이 물을 막아 둑을 쌓아주니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대운이 바뀌어 비구름이 비를 내리자 가정 풍파에 이어 우울증 등 극심한 정신적 방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세상과 이별하고 말았다. 삼가 엄숙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아무튼 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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