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윤석이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촬영: 박혜옥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기욤 뮈소 SNS에 제 팬이라고 올린 글에 놀라
영화, 담백한 감동 줘 좋다… 절제해서 더 애잔
트라우마 공유하고 서로 모습 관찰하며 연기
대본 분석만 한달… 파고들면 캐릭터 나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배우 김윤석, 변요한 주연의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임슬립(time slip)’이라는 이색적인 설정이 돋보이는 이 영화에서 배우 김윤석과 변요한은 2인 1역을 맡아 실감 나는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1인이 된 두 배우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스릴러부터 드라마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서 평생 후회로 남은 과거의 기억을 지닌 채 살아가는 외과의사인 현재의 ‘수현’ 역을 맡았다.

▲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윤석이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촬영: 박혜옥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기욤 뮈소 작가가 제 팬이라고 하셔서 정말 놀랐어요. 자기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을 제작사 대표님께서 보여주셨어요. 추격자가 칸 영화제에 출품된 후 프랑스에서 수입해갔는데 그때 보신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고 부담도 되죠.”

작품을 영화화할 때 신중하기로 소문난 기욤 뮈소가 한국의 제안을 자신 때문에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대해 김윤석은 이처럼 말했다. 그의 연기력이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억지로 끌어내지 않은 잔잔한 감동을 어김없이 이끌어냈다. 김윤석은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면 감독님을 만나 작품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본다. 이질감이 나타나거나 적합하지 않으면 안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작품의 시나리오는 억지로 쥐어짜지 않고 담백하게 감동을 주는 부분이 참 좋다. 오열하고 난리 치는 것보다 절제를 통해 더 애잔한 느낌을 주는 게 감독님의 연출력”이라고 강조했다.

2인 1역인 만큼 변요한과의 호흡도 중요했다. 그는 외형보다는 인물이 가진 트라우마에 집중했다. 김윤석은 “같은 인물이다 보니까 인물이 가진 트라우마를 공유했다. 성격상 화를 못 내고 참느냐고 담배에 집착하는 부분 정도만 얘기하고 ‘요한이가 저렇게 걷는구나’ 등 서로를 관찰했다”며 “너무 비슷해도 안 된다. 30년의 세월이 지났고 트라우마에서 못 벗어난 인물이기 때문에 다른 점도 신경을 써야 했다”고 회상했다.

▲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윤석이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촬영: 박혜옥 기자)ⓒ천지일보(뉴스천지)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 괴로운 일이죠. 더구나 자신 때문에 그랬다면 자책이 심했을 거예요. 그런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 같아요.”

그는 30년 후 ‘수현’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그에 대한 아는 척하지 않았다. 하지만 치밀하게 준비한다. 그는 “연극배우 출신이라 연극을 할 때는 대본 분석을 한달 정도 한다. 텍스트에 대한 분석이 많이 훈련돼 있어서 어떤 인물인지 5~10페이지 정도 보면 느낌이 온다”며 “시나리오에 있는 인물이 처한 상황이 중요하다. ‘다른 것은 보지 말고 시나리오만 파고들어라’라는 말처럼 상황에 대처하는 그 사람의 모습이 적혀 있는 내용을 보면 캐릭터가 조금씩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당신의 인생을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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