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출처: 연합뉴스)

“수석회의는 의견 교환 자리… 비망록 내용, 내가 지시한 것 아냐”
朴대통령 세월호 당일 ‘머리 손질’ 의혹에 “비서실은 알 수 없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7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에 핵심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비서실장은 세월호 7시간,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최순실과의 관계 등 의혹에 대해 추궁받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됐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2014년 일괄사표를 제출한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6명을 신상 검증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6명 중 나이 많은 순서대로 57세, 57세, 53세 나이 많은 세 분이 나가고 52세, 52세, 52세 세 분은 잔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년 전 1급 공무원의 신상까지 정확하게 기억해내는 모습을 보여 특위 위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는 김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기록된 ‘세월호 인양, 시신 인양 X’ ‘정부 책임 부담’이라고 기재된 것과 관련해 김 실장이 세월호 시신 인양 지연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 수석회의란 것은 실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자 보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거기 적힌 모든 것은 실장의 지시라고 볼 수 없다. 회의 참석자의 의견과 작성자의 생각이 혼재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날 보도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 손질에 90분을 썼다는 의혹에 대해선 “대통령 관저 내에 있는 사사로운 생활에 대해선 모른다”며 “미용실 원장 출입에 관련한 것은 경호실의 일이지 비서실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은 차은택씨와의 만남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느냐는 의혹에는 “최씨를 알지도 못하고, 박 대통령이 만나보라해서 차씨와 만났다”고 답했지만, 차씨는 “최씨가 김 전 비서실장에게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해 두 사람의 답변이 엇갈렸다. 이에 김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만나보라 해서 만났고 그걸 보고했을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도 차씨를 소개해준 사람이 김 전 비서실장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제 지인이 소개해줬다”면서 “검찰 수사 중이고, 기소되기 전이라 누구인지 말하기 어렵다”고 답해 특위 위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의당 김경진 간사는 자신의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한 김 전 실장을 향해 “역사 앞에 떳떳하라. 김기춘, 당신은 죽어서 천당 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성 많이 하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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