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출처: 교육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면서 ‘철통보안’을 유지했던 집필진 명단도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했거나 보수성향인 뉴라이트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우편향 서술 논란과 더불어 친(親)정부, 관변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진은 역사학계 전문가 24명과 현장 교원 7명 등 총 31명이다.

이날 공개된 국정교과서 집필진에는 국내 고고학계 원로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선사·고대)를 비롯해 서영수 단국대 명예교수, 윤명철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박용운 고려대 명예교수, 이재범 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정경희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등 보수성향 인사가 대거 포함됐다. 이에 국내 역사학자들의 대다수가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반발하면서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이 다양성, 객관성, 중립성 등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는 학계에서도 진보·중도·보수 등 진영에 따라 역사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려 집필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는데, 현대사 집필진에 정통 역사학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현 국사편찬위원이기는 하지만 북한을 주로 연구해온 정치학자다. 중앙대 김승욱 교수와 동국대 김낙년 교수는 한국경제사를 연구해온 경제학자들이다. 김낙년 교수는 ‘식민지근대화론’의 중심에 있던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기도 했다. 김명섭 연세대 정외과 교수 역시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의 정치학자다.

우편향 서술 우려와 관련해 교육부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경우, 총 집필인원은 기존 검정교과서(평균 기준) 대비 약 3.5배 이상, 단원당 집필인원은 기존 검정 교과서(평균 기준) 대비 약 3배 이상 늘려 교과서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며 “전체 집필진 중 교수와 전문가의 비중이 확대된 것도 특징”이라고 밝혔다.

현대사 집필진에 역사학자가 거의 없는 것과 관련해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현대사로 내려올수록 우리 역사는 세계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또 현대사학계와 사회과학계열 사이의 학제 간 연구가 깊을수록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