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14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이정현 대표는 비주류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새누리당 해체 추진 방침에 대해 “이제는 새롭게 출발하려는 로드맵을 발표한 만큼 모두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아픔을 딛고 역사를 쓰기 위해서 당의 단합을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말해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비주류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도부 사퇴 놓고 내홍 계속
친박, 비주류 퇴진 요구 일축
“당 쇄신 말하려면 반성부터”
갈등·분당 위기 더욱 고조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의 내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내 비주류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가 자신의 사퇴 시점까지 제시하면서 수습에 나섰지만, 내홍의 불길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이 있는 현 지도부의 사퇴 없이는 그 어떤 수습책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현재 비주류의 입장이다. 

비주류는 현 최고위원회를 대체하는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비상시국위원회’를 만들어 국정 수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무성 전 의원 등 현직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비주류 80여명은 전날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당 해체’와 ‘지도부 총사퇴’를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 등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비주류의 즉각적인 퇴진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지도부는 지난 13일 ▲여야 합의 거국중립내각 출범 즉시 당 대표직 사퇴 ▲내년 1월 21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 ▲대선 후보와 당 대표 겸직 가능하도록 당헌 개정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비주류의 사퇴 압박을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하면서 견제하고 있다.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은 “당을 쇄신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당의 쇄신은 우선 자기 스스로의 반성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 사태에 있어서 누구의 잘잘못을 국민들은 따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비주류 일각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론까지 거론하는 것을 두고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부정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며 “대통령에 대한 탈당, 하야, 탄핵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과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따져 묻고 싶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비주류는 현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황영철 의원과 나경원, 정병국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이 대표의 조기 전대와 거국중립내각 구성 후 사퇴 방침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황 의원은 “국민과 당원이 신임을 받지 못하는 당 대표가 거국내각 구성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즉각 사퇴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비주류의 반발이 거세자 이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에서 “새 지도부 출범 때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며 사퇴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가 비공개 회의에선 “12월 20일까지 내각 안정과 관계없이 사퇴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물론 비주류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비주류는 당 지도급 인사와 시도지사 등이 참여하는 비상시국위원회를 구성해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16일 실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재경 의원이 실무위원장을 맡아 위원회 조직 구성을 주도할 예정이다. 비주류가 새누리당 내부에 다른 지도 체제를 구성할 경우 당내 갈등과 분당 위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 지도부가 버티기를 계속하고, 비주류 역시 탈당에 주저하는 경우 당내에 따로 조직을 만들 경우 주류와 비주류가 한지붕 아래 동거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가 탈당이란 초강수를 쓸 경우 우려되던 분당 사태는 현실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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