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마지 2층 아카마지홀에서 ‘기독교인 불자와 불자 기독교인의 만남’을 주제로 제2차 토크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카마지파운데이션, 토크콘서트 열어
“꼭 한 가지 음식만 먹을 필요 없어”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기독교와 불교는 성격이 다르다. 기독교는 하나님이라는 절대적인 신을 믿음으로써 구원을 얻고자 하지만 불교는 신에 의지하기보다 내 안의 불성을 알아차림으로써 고통의 원인을 해소시키는 열반에 이르고자 한다. 그런데 이 두 종교를 모두 가진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서울대 우희종 교수와 미국 유니온 신학대 정현경 교수다.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마지 2층 아카마지 홀에서 ‘기독교인 불자와 불자 기독교인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불자 기독교인인 정현경 교수와 기독교인 불자인 우희종 교수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아카마지파운데이션 주최로 열렸다. 

▲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마지 2층 아카마지홀에서 열린 ‘기독교인 불자와 불자 기독교인의 만남’ 제2차 토크콘서트에서 유니온 신학대 정현경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원래 기독교인이었던 정 교수는 숭산스님과의 인연으로 불교를 알게 돼 불자 기독교인이 됐다. 그는 “성경에는 엄청나게 많은 역사가 기록돼 있다. 그래서 배울 게 많다. 그런데 정말 이 가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는 불교만큼 시원한 게 없다”고 말했다. 불교의 공과 기독교의 풍성한 삶이 비슷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종교는 생명의 양식이다. 꼭 한 가지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와 달리 우 교수는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다 사춘기 시절 ‘나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고민이 들어 기독교를 찾게 되면서 기독교인 불자가 됐다. 그는 “부처다 하나님이다 무엇이 중요하냐”며 “종단의 문제, 사회의 문제에 가만히 있다는 것이 존재의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학풍으로 알려진 미국 유니온 신학대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종신교수다. 그는 지난 1991년 세계교회협의회 총회에서 불교와 샤먼을 넘나드는 ‘혁명적 퍼포먼스’를 감행했다. 자비로운 여성의 얼굴인 관세음보살상을 가리켜 “이것이 내가 아시아 여성으로 보는 성령의 아이콘”이라 하고, 그 자리에서 역사의 희생양이 된 영들을 불러 초혼제까지 지냈다. 이 사건 뒤 한쪽에선 그를 ‘우리 시대의 가장 창조적인 신학자’로, 다른 쪽에서는 ‘무당’으로, 심지어 ‘마녀’라고까지 비난했다.

▲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마지 2층 아카마지홀에서 열린 ‘기독교인 불자와 불자 기독교인의 만남’ 제2차 토크콘서트에서 서울대 우희종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우 교수는 본인이 기독교인이자 불자라고 밝혀 최근 조계종에서 뜨거운 공방을 일으켰다. 그는 “이럴 줄 몰랐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두 종교를 갖고 있다는 것이) 낯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것이 낯설다면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들은 종교 간에 수행 방법이나 성격은 다르다 할지라도 더 나은 삶을 향해 가고자 하는 본질은 똑같다는 데 동의하며, 종교 간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삶의 현장에서 종교 텍스트를 보고, 종교를 넘어 메시지를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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