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공부 캠프 중 기도하는 이집트 청년 기독교인들. (출처: 오픈도어선교회 11월호 소식지)

오픈도어선교회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습법 때문”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 한 콥트교 신자는 이슬람교에 반대하는 사진을 올렸다는 죄목으로 가족들과 함께 지역에서 추방당했다. 이러한 추방 결정은 범죄자와 그 친족들에게까지 형사 책임을 물게 하는 이집트의 관습법에 따른 것이었다.

#2. 그리스도인 청년과 그의 친구들이 체포됐다. 이들이 한 노방전도가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혐의였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라마단 기간에 노방전도 소책자가 든 가방을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돼 1만 이집트파운드(약 1257달러, 한화 약 145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날 수 있었다.

#3. 이집트에서 한 그리스도인 자매는 기독교식으로 지어진 이름을 개명해야 했다. 납치와 강간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11월 박해소식으로 최근 이집트의 사례를 공개했다. 이집트는 올해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한 나라다. 오픈도어선교회가 환산한 기독교인에게 가해지는 박해지수를 살펴보면 이집트는 지난해 9.126에서 올해 9.913으로 상승했다. 폭력지수는 작년 15.186에서 올해 14.445로 줄었다.

▲ 이집트를 위한 중보자예배. (출처: 오픈도어선교회 11월호 소식지)

선교회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나타나는 박해의 상황은 대부분 시골에 거주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가해지는 형태가 많았다. 조사 기관에 따르면 기독교인이 법과 교육, 기초 사회복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들이 이집트의 지역사회의 관습법에 따라 불공정한 재판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또 기독교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었다. 살해된 기독교인은 최소 12명이며 이 과정에서 폭행·고문·납치가 자행되고, 61곳의 교회가 공격을 당했다. 시나이 지역에서는 인신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교회는 이 같은 박해가 일어나는 원인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독재정치, 조직적 부정부패 및 범죄 등을 꼽았다. 이슬람 극단주의는 무슬림 가정에서 기독교 가정으로 개종한 구성원들에 대한 압력이 극심하다. 2013년 권력의 중심부에서 이슬람주의자들이 축출되긴 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3년 만에 세 번의 정권을 갈아치웠지만 독재정치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 이집트 사회에 부정부패와 범죄가 만연하고, 사회가 불안정해 이 같은 풍조를 형성시키고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취약집단인 기독교인들이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선교회는 이집트의 미래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하며 특히 시나이 지방에서의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이집트의 종교는?

▲ 오픈도어선교회 11월호 소식지.

이집트 국민의 종교는 90%가 넘는 이슬람교와 10% 정도의 기독교(콥트교)로 구성돼 있다.

이집트는 인간문명의 발생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전 세계 기독교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이집트의 기독교 인구는 905만 7000명이다. 이집트의 대부분은 토착 아프리카인과 아랍계 혼혈이며, 공식 언어는 아랍어이다.

이집트에서 기독교인은 두 종류인데 이집트의 자생 기독교인 콥트교회와 무슬림 출신의 개종자들이다. 박해를 심하게 받는 쪽은 후자다. 가족 구성원들로부터 가장 극심한 박해를 받고 있으며 가족들은 이슬람 신앙을 버린 이들을 처벌하며, 주로 폭행을 하고 가정에서 쫓아내는 형태를 취한다. 기독교인들은 주로 상부 이집트와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지역에 밀집해 있다.

이집트는 예수가 헤롯이 죽을 때까지 기거했던 곳으로 성경에는 ‘애굽’으로 표현돼 있다. 애굽은 모세 시대 때의 지명으로 당시 애굽의 바로왕은 이스라엘 선민인 히브리인들을 포로로 삼고 고역 생활을 하게 했다. 모세의 인도로 히브리인들이 애굽에서 탈출한 내용이 성경 출애굽기에 기록돼 있다. 예수의 제자 마가는 이집트 북부 항구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 세워진 초대교회에 부름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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