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3당 원내대표 회동 파행… 정진석 “도대체 뭘 어떡하라고” 자리 박차

정진석 “결국 하야·탄핵 정국 가자는 것인가”
추미애 “새누리의 거국내각, 듣고 싶지 않아”
박지원 “朴 대통령 탈당 후 거국내각 논의해야”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31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파행됐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정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의장실에 입장하자마자 야당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 야당에서 주장한 개헌특위를 받아들였다. 특검도 수용하겠다고 했다. 거국내각도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저희는 야당에서 제안한 거국중립내각 안을 대통령께 건의 드렸다. 여야가 인정하는 중립적인 인물로 내각을 맡겨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충정에서 내린 결정이다. 그런데 야당의 반응을 보고 놀랐다”며 “도대체 뭘 어떻게 더 하라는 것이냐. 어제 잠도 못 자면서 이 자리에 나와야 하는지 고민했다. 청와대, 정부, 당 모두 책임 있는 것 안다. 야당에서도 국가적 위기를 수습하는 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통령 입맛에 맞는 특검을 추천하겠느냐. 결국 하야 정국으로, 탄핵 정국으로 가자는 것인가”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치 공세를 펴느냐”고 반발했다.

정 의장은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정 대표, 이리와”라며 달랬지만 정 원내대표는 “우린 다 수용했으니까 답을 달라. 더 이상 받아줄 제안도 없다”며 퇴장해 3당 원내대표 회동이 결국 파행을 맞았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거국중립내각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엔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지도부 총사퇴 요구와 함께 거국 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황영철 의원은 “현 지도부는 국민 앞에 새누리당의 목소리를,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며 “국정을 안정시키는 방법은 거국내각을 구성하도록 정치권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에선 새누리당의 거국내각 수용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거국내각을 언급했다고 하는데 인제 와서 새누리당의 이야기는 듣고 싶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면서 일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거국중립내각은 반드시 해야지만 순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거국중립내각은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부터 시작해야 한다. 만약 박 대통령이 새누리 당적을 보유한 채 거론되는 손학규, 김종인 등 이런 분들이 총리가 되면 새누리당 총리가 되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박 대통령이 탈당하고 3당 대표들과 협의해 총리를 임명하는 것이 아닌 자기는 그대로 있는 채 어떤 특정한 야권 인사를 데려가는 것은 야권을 분열시키고, 정권을 혼란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표는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정현 대표와 함께 청와대 출장소 소장, 부소장을 나눠 맡은 사건 책임자 중 한 사람”이라며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자신 뜻대로 안 된다고, 판을 깨버리는 이런 행위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