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최순실 파문 이후 첫 공식석상 해명… “청와대 교감 일체 없었다”
“대통령께 올리면, 큰 수정 별로 없어… 중간 수정 의심 안됐다”
‘우주의 기운’ ‘혼이 비정상’ 써서 올렸냐 묻자 “보안상 말 못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28일 “최순실씨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현재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이른바 ‘최순실 파일’이 폭로된 지난 25일부터 갑자기 회사에 출근하지 않다가 이날 처음으로 나타났다. 조 전 비서관이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여의도 증권금융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외부로 유출돼 수정됐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다. 이번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이 “연설문을 올리면 이상해져 돌아온다”고 말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런 적이 전혀 없다”며 “전혀 몰랐고,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입장 표명을 앞두고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일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최순실씨 때문에 나라가 혼란스럽다. 저까지 나서서 한두 마디 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래서 언론 접촉을 피했다”며 “그런데 저 때문에 불필요한 의혹들이 증폭되고, 회사나 가정에 피해를 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설비서관 생활을 그만두고 청와대를 나온 이유에 대해선 “연설기록 비서관으로 3년 6개월 재직했고, 선거 기간까지 4년”이라며 “육체적, 건강상으로 힘들어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설문 수정 의혹에 대해 “저희들이 자료를 취합해서 대통령께 올리면, 대체로 큰 수정은 별로 없었다. 중간에 누가 손을 댔다거나 하는 걸 의심한 바 없다”며 “연설문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외교안보 관련 문건의 내용이 수정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제 기억으론 부분적인 표현이나 단어였다”며 “통째로 이상하게 바뀔 정도로 수정이나 첨삭은 없었다”고 했다. 대통령 발언 중 ‘우주의 기운’ ‘혼이 비정상’이란 문구를 써서 연설문을 작성해 줬느냐는 질문엔 “보안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3년 5개월간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재직하다가 지난 7월 사직한 뒤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이직했다. 일부 언론이 그를 인용해 연설문 수정 의혹을 제기하면서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다. 세간엔 그가 최순실씨 개입 정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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