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종교문화] 신을 맞이하려면 깨끗하게 ‘정화수’
[생활 속 종교문화] 신을 맞이하려면 깨끗하게 ‘정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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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비나이다 비나이다…’ 과거 우리 어머니들은 동이 트기 전 이른 새벽녘에 일어나 우물에서 물 한 그릇을 떠놓고 정성껏 건강과 성공, 집안의 화목 등을 기원했다. 여기서 어머니들이 새벽녘에 길은 우물물을 정화수라고 하는데 이 안에는 종교적 의미가 담겨있다.

정화수의 정확한 뜻은 첫 새벽에 길은 맑고 정한 우물물이다. 그러나 꼭두새벽에 길은 물이라 해서 다른 시간대보다 더 깨끗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여기서 맑다는 것은 화학적으로 맑다는 것이 아니라 신앙적인 맑음을 뜻한다.

정화수에 앞서 신앙의 대상인 우물이 있어야 하는데, 우물은 예로부터 신령의 집이라는 관념을 지니고 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왕비인 알영정이 태어났다는 알영정(閼英井), 고려 태조의 할머니 용녀가 은접시로 땅을 파서 만들었다는 개성대정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신령의 집이라는 우물에서 새벽 일찍 길어 올린 정화수는 새벽의 청정한 기운, 고요한 에너지와 같은 맑은 감정을 담고 있다. 조상들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마음을 깨끗이 하고, 신을 만날 준비를 했다.

정화수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먼저 신령에게 빌 때 신령에게 바치는 공물이라는 의미다. 가장 간소하나 가장 정갈한 공물로써 신령에게 비는 사람이 지닌 치성의 극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때 새벽의 맑음과 짝지어진 정화수의 맑음에 비는 사람의 치성의 맑음이 투영되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두 번째는 정화력을 발휘하는 주술물 구실을 한다. 물 자체가 지닌 맑음으로 환경이나 사람, 물건 등의 부정을 물리치거나 막는 힘이 생긴다는 생각이 정화수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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