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채익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28일 국회 제1회의장 앞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유승민 “당 차원 투쟁 계속하더라도, 다른 의원은 국감 들어가야”
하태경 “의회주의 지키자면서 국감 거부는 모순”… ‘투 트랙’ 제안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국정감사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내부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3일째까지 ‘국감 보이콧’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유승민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단식투쟁은 당 대표 결단이니까 그건 계속하고, 정세균 의장에 대한 당 차원의 투쟁은 계속하더라도 다른 의원들은 국감에 들어가는 게 맞다”며 보이콧 방침 철회를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 현재 당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사퇴 촉구’ 투쟁은 그대로 하면서도 다른 의원들은 상임위별로 국감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회의에서 다수는 여전히 강경한 분위기였지만, 일부는 국감을 시작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의 국감 전면 보이콧 방침에 대해 “의회주의를 지키자면서 국감을 거부하는 것은 회사 살리자면서 파업하는 것과 같이 모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세균 의회주의 파괴에 계속 싸워야겠지만, 그 수단으로 의회주의를 내팽겨치는 국감 거부를 지속해선 안 된다”라며 “국감과 정세균 규탄은 분리해서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환노위 여당 간사인 하 의원은 국감 보이콧 당론에도 환노위 국감에 참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야당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에는 여당 간사가 참석해 야당 단독 과잉 행동을 미연에 막아야 한다는 당 차원의 방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은 전날 국감 복귀를 선언하고 국감장으로 이동하려다가 당 중진 의원들에게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황영철 의원 등은 김 의원을 국회 국방위원장실에 붙잡아놓고 3시간에 걸쳐 설득을 시도했다. 김 의원은 다음 국방위 국감 일정부터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당 일부에서 정 의장 사퇴 투쟁과 국감 보이콧 투쟁을 분리해 국감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서 당 소속의 다른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단독 처리에 반발해 3일째 국감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고, 의원 전원은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엔 그간 대립해 오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모처럼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방침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 대부분이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상임위별 국감이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아예 진행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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