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해변을 강타한 ‘트럭 테러’로 프랑스가 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축제를 즐기고 흩어지던 인파 사이를 대형 트럭이 2㎞나 지그재그로 덮쳐 사망자만 80여명이 넘었다. 지난해 1월 시사주간 ‘샤를리 에브도’ 총기 난사와 11월 파리 연쇄 테러에 이어 니스 참사까지 모두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란 공통점이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트럭 테러가 최근 IS 사령관 사망에 대한 보복테러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테러 발생일은 프랑스 대혁명기념일로 1789년 7월 14일 있었던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을 기념한 날이다. 무능한 왕정의 희생양이 된 정치범들을 탈옥시킨 시민들은 자유·평등·박애를 부르짖었고, 이후 프랑스의 상징적인 이념이 됐다.

이처럼 자유·평등·박애 이념을 표방한 프랑스가 왜 유독 IS의 표적이 되는 걸까. 사실 외형적으로 내건 이념과 달리 프랑스는 오랜 세월 식민지를 지배했고, 식민통치 시대가 끝난 뒤에도 ‘국익’을 앞세우며 과거 식민지 국가들에서 선뜻 발을 빼지 않았다. 현재 프랑스 인구의 7.6%, 약 600만명에 이르는 무슬림 대부분은 과거 프랑스가 지배했던 식민지에서 이주 노동자로 이민 온 이들의 2~3세다. 프랑스 무슬림은 외면적으로는 동등한 국민으로 대우 받지만, 실제로는 본토 프랑스인들과 종교·혈통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프랑스의 과거 악행과 프랑스 내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프랑스를 IS의 표적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피는 피를 부를 뿐이다. IS의 연이은 보복 테러는 프랑스 내 무슬림 반감과 반이민 정서를 확산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번 테러가 장기적으로는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권 우파에 힘을 실어주는 명분이 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프랑스가 내부적으로 무슬림과 갈등을 겪고 있다 할지라도 IS 테러는 그저 종교를 빙자한 만행일 뿐이라는 것이다. 혹자는 전 세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IS 테러를 3차 전쟁에 빗대기도 한다. 그 어느 나라도 IS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이번 테러를 기점으로 국제사회는 다시 한번 IS 테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방과 차단을 위한 획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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