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화도.황금평 개발권 확보설.. 北, 고립 탈피.경제 재건 의도

(단둥=연합뉴스) 북한이 나진항에 이어 압록강의 섬 위화도와 황금평의 개발권을 중국에 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과 중국 간 경제 협력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위화도 등 압록강 섬들을 개방할 것이라는 얘기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해 9월 북한이 위화도 일대를 자유무역지구로 지정할 것을 추진한다고 보도했으며 올 초에는 국내 인터넷 매체가 북한이 위화도에 대한 외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의 한 기업은 북한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말부터 공개적으로 투자가를 모집하고 있다.

북한이 위화도와 황금평에 대한 개발권을 중국에 부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물꼬가 트인 단둥(丹東)-신의주-평양 경제 벨트 조성 프로젝트가 한 차원 진전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원 총리의 방북 당시 신압록강대교와 신의주-평양 고속도로를 건설하기로 중국과 합의했다.

중국이 모든 사업비를 대는 신압록강대교와 신의주-평양 간 고속도로는 이미 설계가 완료돼 오는 8월부터 공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반 위에 위화도와 황금평이 자유무역지구로 개발된다면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丹東)과 신의주 간 경제 교류가 한층 활성화할 전망이다.

위화도와 황금평 자유무역지구 모델이 성공한다면 2002년과 2006년 추진됐다가 중국의 미온적 자세로 불발됐던 신의주 경제특구 건설도 다시 북-중간 경제 협력의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

중국은 이에 앞서 지난해 훈춘(琿春)과 북한의 원정리-나진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나진항을 수출 가공과 보세, 중계 무역 기능을 갖춘 국제 물류기지로 합작개발키로 북한과 합의했다.

이와 관련, 중국 지린성은 지난해 11월 세계 화상(華商)연합회 등으로부터 이미 30억 위안(5천억 원)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북-중 양측은 170㎞에 이르는 투먼(圖們)-청진항 구간 철도 보수에도 합의했다.

두만강 유역을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중국은 이로써 나진과 청진을 통해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여기에다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권까지 확보했다면 위로는 두만강, 아래로는 압록강을 통해 북한으로 통하는 교두보를 얻은 것이다.

북한 역시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자국 최초의 경제자유무역지구로 지정된 라선시를 특별시로 지정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과의 합작개발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8년 3월에는 중국 기업이 남포항에 보세가공 업체를 설립하도록 허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결정으로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대풍국제투자그룹을 전면에 내세워 100억 달러 규모의 외자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런 북한의 일련의 조치와 관련, 지난 10일 "북한이 외자 유치에 전례 없는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외자 유치에 의욕을 보이면서 특히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적극적인 이유는 지난해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바람에 곤경에 처한 경제를 재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11월 단행한 화폐개혁 실패 이후 '자력갱생'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외부 수혈이 불가피하고 결국 '혈맹'인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으로서도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과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진과 청진을 통한 동해 진출과 우수한 지하자원 선점을 노려 대북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북-중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중국의 대북 투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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