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권성동 사무총장. ⓒ천지일보(뉴스천지)DB

“비대위원장 뜻 수용해 사퇴”
정진석 원내대표, 중재 역할
김희옥 “당무 견해차 때문에”
후임 인선 놓고 계파 충돌할 듯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그동안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갈등으로 파행 위기에 내몰렸던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23일 권 사무총장의 사퇴 수용으로 정상화됐다.

이날 권 사무총장은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회의에서 “임명된 지 2주 만에 복당 결정의 책임을 제게 묻는 듯한 처사로 인해 제가 사무총장직을 고수하겠다고 지금까지 입장을 밝혀왔으나, 오늘 비대위원장께서 전반적으로 유감표명을 해주시고, 앞으로 혁신비대위를 잘 이끌겠다고 하신 만큼 비대위원장의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권 사무총장은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경질 통보 이후 이날까지 사흘째 사퇴를 거부하고 당무를 계속해 왔다. 그가 사퇴 요구를 전격 받아들이게 된 데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중재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가 권 사무총장의 경질 이유를 무소속 복당 문제가 아닌 비대위원장과의 견해 차이 때문이라는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양측의 입장을 조율했기 때문이다.

비대위회의 직후 권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퇴 결정 이유에 대해 “정진석 원내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했다”면서 “복당 결정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과 유감 표명으로 내 명예가 회복됐다고 판단했고, 이 문제를 더 끌어가는 것은 당을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에게 피로감만 증폭시킬 뿐이라는 생각에서 자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사무총장 교체 결정 배경에 대해 “당무 보좌에 대한 견해차 때문”이라고 밝히고 “그동안 권성동 사무총장께서 많은 노고를 했고, 당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점에서 이런 결정을 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라고 했다.

권 사무총장의 사퇴 수용은 이처럼 정 원내대표의 중재로 김 위원장이 ‘퇴로’를 열어준 상황에서 결정됐다. 더 이상의 ‘버티기’는 당에 대한 여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상황만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친박(친박근혜)계가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서자 비박(비박근혜)계에선 김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로 배수진을 쳤다. 일부 비박계 비대위원은 권 사무총장의 경질 결정에 반발해 사퇴 의사까지 내비치는 등 극한 대립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질 논란이 마무리됨에 따라 혁신비대위는 와해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갈등 해소는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친박계가 최근 복당한 유승민 의원 등 복당자들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상태다. 탈당파가 이 자리에서 친박계가 원하는 ‘반성의 모습’ 대신 친박 총선 참패론을 꺼내들 수도 있어 극심한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사무총장 인선도 쉽지 않은 과제다. 김 위원장은 “후임 사무총장은 그야말로 효율적이고, 유능하고 능력 있는 인사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사무총장의 자질과는 무관하게 계파 간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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