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출처: 연합뉴스)

김용태 “유, 당권 도전 고사”
“여러 상황 때문에 출마 안해”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 발목
이혜훈 “대권 가는 게 맞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최근 새누리당에 복당하며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유승민 의원이 오는 8월 전당대회 불출마로 기우는 모양새다.

유 의원이 직접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전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주변 인사를 통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비박 당권주자인 김용태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당권 도전을 고사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김 의원은 유 의원이 당시 이 자리에서 어려움에 처한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지만 복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고사하는 배경엔 당권-대권을 분리한 당헌당규 문제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총선을 거치며 여권 내 유력 대권주자로 올라선 유 의원이 내년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어 이번 전대에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 의원이 만약 이번 당 대표에 선출되면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내년 대선엔 출마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비박 진영에선 당권-대권 분리 규정의 수정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유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게 이번 전당대회의 흥행뿐만 아니라 우리의 진정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혜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유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문제와 관련해 “제 생각엔 대권주자가 당권에 나오게 되면 당권-대권 분리한다는 규정이 아직 유효한 상태에서 대권에 가기 어렵다”며 “대권주자는 대권에 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1인 1표제가 적용되는 당 대표 선거를 두고 친박(친박근혜)에선 이정현·홍문종 의원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주영·원유철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경환 의원 역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달리 비박계에선 정병국, 김용태 의원 정도가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종전대로 유지하는 대신 당 대표-최고위원은 분리해 선출하기로 하면서 계파 간, 후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당 대표 후보군이 난립한 친박 진영에선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안이 최종 관철될 경우 비박 후보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박으로선 당 대표 후보 단일화와 최고위원 출마를 놓고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반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득표순으로 선출하는 기존대로 하면 후보군이 많은 친박계가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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