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전형민 기자] 친박계의 좌장 격이던 김무성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더니 결국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상이한 의견으로 세종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힘에 따라 ‘결별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선의 김 의원이 18일 친박계가 고수하고 있는 ‘세종시 원안’과는 다른 ‘세종시 중재안’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안했지만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가치 없는 얘기”로 비판하면서 향후 김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친박계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반응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고 전한다.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의 수정안 지지발언과 홍사덕 의원의 ‘5~6개 부처 이전안’, 이계진 의원의 ‘무기명 비밀투표안’ 등 세종시 원안과 다른 의견들이 나올 때마다 즉각 이를 일축해 왔고, 해당 의원들이 입을 닫으면서 친박계의 응집력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집안단속’의 차원이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이 기자회견까지 연 것도 작심한 결과로 보이는데다 박 전 대표 역시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며 초강경 비판을 가하는 등 정면충돌의 성격이 짙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전 대표는 정치적 배수진을 친 세종시 정국에서 김 의원과 절연을 감수했고 두 사람의 냉랭한 관계는 이제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앞으로 김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으로 ‘협상과 타협’을 내걸고 세종시 문제에서부터 독자 영역을 구축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에서도 “정치가 실종된 지 오래다”며 “정치인 동료 여러분께 정치를 복원하고 민주적 절차를 따르자고 말하고 싶다”는 말로 이를 시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의 결별에 대한 귀결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당장 세종시 중재안에 대해 정부 여당이나 충청도 주민들이 호응해 준다면 그의 정치적 입지가 넓어지겠으나 반대라면 김 의원의 입지는 좁아진다.

김 의원은 친박계 의원이면서도 이와 대척점에 있는 친이계의 공부 모임에 가입하는 등 다른 계파와도 상당한 친분을 쌓아 왔다.

특히 향후 원내대표 출마나 당권도전을 염두에 두고 중도파 의원들 사이에서 보폭을 넓혀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친이계에서 당장 그의 친박 이탈에 ‘환영’의 표시를 해 줄 수 있겠지만 정치적인 울타리가 되어 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욱 많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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