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황사는 4월 셋째 주말까지 총 5회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주말이어서 상춘객들의 봄철 나들이에 적잖게 불편을 주었다. 5월이 돼서야 황사로 인한 불편에서 벗어나게 됐으나 국민들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 17일 한낮 전국 미세먼지(단위 ㎍/㎥)는 서울 74, 부산 46, 대구 46, 광주 56로 인천(86)을 제외한 전국이 환경부에서 정한 미세먼지 농도 구분 ‘보통’ 단계(31~80마이크로그램) 범위에 들어 바깥 행동에 지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거리에서는 미세먼지를 우려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처럼 황사와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에 대한 국민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으니 우리나라 공기의 질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다. 세계 180개국의 환경성과지수를 조사해 격년으로 발표해오고 있는 미국 예일대·컬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2016년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종합지수는 2014년(43위)보다 37단계 밀려난 80위다. 그렇지만 ‘전체 공기의 질’ 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45.51점으로 조사대상국 180개 국가 중 173위로 나타났다. 특히 초미세먼지 노출정도는 174위이고, 이산화질소 노출정도는 180위로 조사국 180개국 가운데 가장 꼴찌를 차지했다는 것은 우려할 대목이다.

환경전문가들은 미세먼지, 탄화수소 등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요인들이 여러 가지가 많지만 주범으로 디젤차를 주목하고 있다. 요즘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소형 SUV 등 디젤 차량들이 뿜어내는 배기가스로 대기 오염이 심하다는 지적인 바, 이제는 정부나 기업에서도 디젤차보다는 대기 오염도를 낮추는 전기차, 휘발유 차량 등에 치중하는 정책 전환과 함께 기업이 차량 인증 성능 등을 조작하는 경우 외국 사례처럼 엄벌하는 등 처벌 강화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이 배출가스 양을 기준치보다 21배 넘게 배출하는 닛산 캐시카이 같은 위법 차량들이 우리의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을 테고, 세계에서 이산화질소 노출정도 꼴찌라는 불명예 국가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국민 건강을 해치는 대기 오염 주범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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