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위에 나선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CBS 폐쇄, 한기총 해체’를 연일 외치고 있다. 신천지에서만 한기총 해체를 촉구하는 듯하지만 사실 한기총 해체 요구는 한국 교계에서 이미 10여년 전부터 있어왔다.

한기총이 정치적 목적으로 출범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0년 한기총 초대 총무는 모 기독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기총 설립 당시에 전두환 정권이 NCCK 같은 반체제 기독교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한기총을 탄생시켰다는 말이 돌았는데, 총무로 활동하면서 그 소문이 사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증거로 한경직 목사를 위시한 원로들이 군사정권의 부당성을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했고, 당시 문공부 종무실장이 박맹술 회장을 시도 때도 없이 불러서 무언가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기총 창립준비위원장 한경직 목사는 신사참배에 가장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인물이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일본과 타협하고 신사참배에 앞장섰다. 그런 한경직 목사가 한기총 창립을 주도한 이후 정치권력과 결탁한 한기총의 모습은 과거 일제와 결탁하던 모습을 상기시킨다.

한기총 대표회장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안겨주는 자리로 변질되면서 대표회장 선거는 ‘10당 5락(10억 쓰면 당선 5억 쓰면 탈락)’이라는 비리 선거의 대명사가 됐다. 목회자들은 전문직 중 성범죄율 1위를 고수하면서 ‘聖직자’가 아닌 ‘性직자’라는 비웃음을 들은 지 오래고, 교회세습, 천문학적 금액의 배임·횡령, 수없이 많은 학력위조에 한기총 분열의 주원인이 된 기준없는 이단 논란까지 한기총의 역사는 神을 탐욕의 도구로 악용한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기총이 지목한 이단 교단의 목사가 이단감별사에 올랐다가 다시 이단으로 내몰리는 코미디도 반복되고 있다. 위에 열거한 내용들만 봐도 한기총이 유지된다는 것은 사실상 신성모독(神聖冒瀆)이다. 누가 외치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최근 터져 나온 신천지 측의 ‘한기총 해체’는 그런 면에서 신천지의 요구가 아니라 부패한 한국교계를 청산하고자 하는 시대적 요구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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