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임문식·이지영 기자] ‘서울 마포갑’이 4.13총선 격전지로 떠올랐다. 야권 단일화가 최대 이슈인 이번 총선에서 유일하게 ‘여권 단일화’가 관심사로 떠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안대희 후보를 전략 공천한 것에 대해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한 강승규 후보가 여권의 표심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마포갑은 인구구조와 지역 특성상 야세(野勢)가 강하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14대부터 16대까지 새누리 박명환 전(前) 새누리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했고 지난 18대와 19대에 여야가 번갈아 깃발을 꽂는 등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다.

본지 기자는 1일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노웅래 후보, 국민의당 홍성문 후보, 무소속 강승규 후보, 복지국가당 이상이 후보가 대결하는 마포갑을 찾았다.

▲ 새누리당 소속 안대희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역 3번 출구에서 출근하는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변화’ 앞세운 안대희

안대희 후보는 이날 오전 마포역 3번 출구에서 “기호 1번입니다”라며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상가와 아파트 등 마포구 구석구석을 발로 누볐다. 안 후보는 ‘변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마포와 대한민국을 바꿔라’는 구호를 통해 자신이 마포를 변화시킬 적임자라고 했다. 정부 여당의 힘 있는 사람이 마포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기자와 만나 “주민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주고 싶다”면서 “낮은 자세로 주민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지역 민심에 대해선 “기존 여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어 점점 좋아지는 분위기다. 이번 선거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마포을에선 무소속 강승규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가 중대 변수로 꼽힌다. 안 후보는 “강 후보와 힙을 합치는 데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단일화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후보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단일화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뉴타운 재개발에 따른 표심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포구 신촌로에서 25년 동안 편의점을 운영한 김모(50, 여)씨는 “재개발에 따른 유동인구가 많아 어떤 후보에게 유리할지 장담할 수 없다”며 “여야 후보 모두 박빙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갑 노웅래 후보가 1일 오후 공덕시장에 유세를 나선 가운데 한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노웅래 “활동 결과로 평가받을 것”

“최고의 공덕시장을 만들기 위해 30억을 투자하겠습니다.”

노웅래 후보는 같은 날 공덕시장 맞은편 길에 유세 차량을 세워 놓고 상인들을 향해 공약 세례를 퍼부었다. 17억을 들여 재정비한 인근 아현시장을 “문화관광형 전통 재래시장의 성공적인 유형”이라고 꼽으며 “구름떼처럼 사람이 모이는 최고의 마포시장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노 후보는 이날도 상대 후보에 대해 ‘보따리 장사’ ‘분양 끝나면 철수하는 떴다방’이라는 등 뜨내기 정치에 빗대며 날을 세웠다. 이어 마포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자신임을 내세웠다. 특히 60년 마포 토박이에 17·19대 마포 2선 의원이면서 작년에 별세한 이 지역 5선 정치인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이 그의 아버지다.

이를 두고 상대 진영에선 “오랜 기간 세습 정치를 해왔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노 후보는 “세습을 했다면 차라리 아무런 경력 없이 지역주의와 아버지 후광으로 대통령을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나처럼 기자 21년 경력에 MBC 전국 20개 전체 노조위원장 등 당당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 무슨 세습정치냐”고 반박했다.

아울러 “제가 활동했던 것을 통해 주민께 정당한 평가받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마포 주민에게 약속하는 미래는 ‘교육 국제화 특구’ ‘문화교육복지 복합타운’, 기존 마포를 지나는 4개 철도에 안산철도를 더해 교통의 요지가 되는 것 등 교육·문화·교통의 발전을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마포라고 말했다.

▲ 1일 오전 마포구민에게 인사하고 있는 국민의당 홍성문 마포갑 후보. ⓒ천지일보(뉴스천지)

◆ 홍성문 “해볼 만한 게임”

“깨끗한 사람 찍어줘야 합니다.”

이날 연두색 점퍼를 입은 홍성문 후보는 명함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건넸다. 서울 마포갑 국민의당 후보인 그는 이날 마포구 지하철 5호선 공덕역 입구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명함을 건네받은 한 여성은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남은 기간에 (누구를) 찍을지 잘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제3당의 길을 선택한 홍 후보는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민심 이반이 큰데다, 선거구도 역시 ‘2여 3야’ 구도여서 ‘해볼 만한 게임’이라는 게 홍 후보의 주장이다.

그는 남은 기간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선거 전략의 초점을 맞췄다. 후보 단일화 역시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는 “끝까지 완주하겠다. 주민과 더 많이 만나 홍성문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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