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연 “국민 무시한 헌법 위반 행위… 종교편향 정치인 낙선운동”

한국교회언론회 “종교편향 올가미 씌워 국가 분열 조장하는 행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13총선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공천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종교자유정잭연구원(종자연)이 국회의원 후보 부적격자를 발표하자, 개신교계 보수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교회언론회가 반격에 나섰다.

종교연은 지난달 말 ‘정교분리와 종교중립 원칙을 위반’한 낙천 대상 후보자의 명단과 위반 사례를 발표했다. 종교편향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여야 정치인의 명단을 공개한 종자연은 “이들에 대해 공천배제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히며 본격적인 낙천운동에 돌입했다.

공천배제 예비후보자는 여야를 합해 10명이다. 여권인 새누리당은 김을동(서울 송파병), 박성중(서울 서초을 예비후보), 안상수(인천 서구 강화군을), 이재오(서울 은평을), 이혜훈(서울 서초갑 예비후보), 주대준(경기 광명을 예비후보), 황우여(인천 연수) 등 7명이다. 야권인 더불어민주당은 김진표(전 경제부총리, 수원 신설지역 출마 예상), 이석현(안양 동안갑), 이윤석(전남 무안신안군) 등 3명이다.

종자연은 4.13총선 공천배제 대상자도 발표했다. 종자연은 “자신의 신앙이나 종교적 신념을 공공행사에서 표현하거나 종교를 강요하는 행위 등 7개의 정교분리, 종교중립 원칙 위반 기준을 바탕으로 엄격하게 선정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국가의 이익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 공직자가 특정 종교를 위해 발언하고 공직을 수행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하며 “국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개 장소서 종교편향 발언 비판

종자연이 자격 미달자로 지목한 공천배제 명단에 오른 여야 정치인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종교적 신념을 드러내 사회적 파장이 일으킨 인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황우여 의원은 지난 2011년 “모든 대법관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고 말해 불교계의 반발을 산바 있다. 주대준 예비후보는 “대한민국이 이처럼 살 수 있는 것은 죽기를 각오하고 복음을 전한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또 이윤석 의원은 한 지역행사에서 식순에도 없는 찬송가를 불러 비판을 받았다. 김진표 예비후보는 “신정정치를 통해서만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게 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혜훈·박성중 예비후보는 각각 ‘사랑의교회’ 건립과 관련해 불법특혜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시에 세계선교센터를 건립하면) 한반도의 관문인 인천은 이제 세계복음화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밖에도 종교인과세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재오·김을동·이석현 의원도 공천배제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이와 관련 종자연은 “조세평등은 민주주의 기본원칙임에도 종교인의 소득에 대해서만 특별대우를 하는 것은 결국 정치권이 종교계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며 “따라서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것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종자연은 공천배제 명단 발표와 함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공문을 발송해 공천심사에서 이들을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정치권에 대한 모니터 활동을 통해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종교편향을 일삼는 정치인들의 낙천운동을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광서 대표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를 우선으로 해야 할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이 특정종교를 위해 발언하며 공직을 수행하는 건 헌법 위반”이라며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인은 이번 총선에 입후보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언론회 “공직자 종교자유 유린”

이번 공천배제 대상자 대부분이 개신교이다. 이에 한국교회언론회가 공직자의 종교자유를 유린하고 있다며 비판 논평을 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달 초 논평을 통해 “종자연은 비뚤어진 잣대로 공직자의 종교자유를 유린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교회언론회는 “공직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엄연히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한이 있다”며 “종교의 자유에는 그 신앙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신앙 실행의 자유’도 포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 수행이 아닌 개인의 신앙활동까지 공직자라고 해서 종교 편향의 올가미를 씌우려 한다면 이는 헌법의 자유와 권리를 유린하는 종자연의 안하무인의 폭거”라고 쏘아붙였다.

교회언론회는 “언제부터, 그 누가 불교단체 종자연에게 대한민국의 공직자들에 대한 종교편향 심판권을 주었는가”라고 반문하며 “다종교사회에서 상대 종교인들의 신행마저 꺾어 보려는 종자연은 종교 간 분쟁과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나쁜 단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끝으로 “공개된 예비후보자 열 분과 새누리당·더민주당에도 공개 사과를 하기 바란다”며 “다종교 사회에서 굽어진 잣대를 들이대며 함부로 종교편향의 칼날을 휘두르는 건은 종교분쟁을 유발하고, 국가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반역적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종자연이 공천배제·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밝혀 개신교계가 크게 반발한 가운데 정치권과 국민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공개한 낙천 대상 후보자 명단과 사례이다.

성명

소속/직책/경력

정교분리·종교중립 위반 행위

김을동

새누리당

서울송파구병 국회의원

종교인 과세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불리하지 않나. 왜 우리가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나. 실익이 뭔가.” 라고 발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19대 국회의원

“신정정치를 통해서 만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고 야당으로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일 생각합니다.” 라고 발언

 

박성중

새누리당

전 서초구정장

서초구청장 재직 당시, 사회공동체의 기간시설이 설치되어야 할 공공도로 지하공간에 대법원 판례에 반하여 특정 종교의 지하예배당 건립을 허가

안상수

새누리당

인천서구강화군을 국회의원

‘성시화운동 법인 설립 감사 및 지도자 초청 조찬예배’에 참석, 인천시에 세계선교센터 건립 동참 의사를 밝히며 “세계선교센터 건립 추진으로 한반도의 관문인 인천은 이제 세계 복음화의 관문이 될 것” 이라고 발언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안양동안구갑 국회의원

종교인 과세에 대해 “재벌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감세해준 정부가 신앙인이 하나님과 부처님께 바친 돈에까지 세금을 물린다면 저승에 가서 무슨 낯으로 그분들을 보겠는가” 라고 발언

이윤석

더불어민주당

전남무안군신안군 국회의원

지역행사에서 식순에도 없는 특정종교의 찬송가를 공개적으로 부름

이재오

새누리당

서울은평구을 국회의원

종교인 과세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당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 서로 간섭을 안 해 왔지 않나. 서울과 수도권의 목사님들이 기반을 만들어 줘서 그나마 근소한 차이로 이기는 것” 이라며 개신교가 새누리당 지지기반임을 강조

이혜훈

새누리당

18대 국회의원

공공도로 점용과 불법특혜의혹 논란이 일었던 ‘사랑의교회’ 건축허가에 숨은 공로자.

“(사랑의교회 건축 해결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우리가 과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나’ 고민했다”며 “지난주 오정현 목사님이 제게 전화를 해서 ‘이제 다 해결됐다’고 하셨을 때 우리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게 아니구나 확신하게 됐다”고 고백

주대준

새누리당

전 대통령비서실 경호처 차장

“사명을 따르다보니 예수밖에 모른다는 비난과 사표를 쓰라는 말도 들었지만, 기독인으로서 선교 사명에 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처럼 살 수 있는 것은 죽기를 각오하고 기도하며 복음을 전하는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인들이 있기 때문, 청년들이 포항을 성시화하고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일에, 통일한국시대 지도자로 헌신하고 희생할 것”을 당부

황우여

새누리당

인천연수구 국회의원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 고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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