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교회 지도자 약 120여명이 모여 개신교 과제와 미래를 논의하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열렸다. 사진은 개회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DB
 

개회식·폐회식만 언론 공개
주요 프로그램 취재는 거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WEA(세계복음연맹) 세계지도자대회(ILF, International Leadership Forum 2016)가 6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폐회했다. 성황리 폐회했다고 밝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홍보와는 달리 대회는 논란을 안고 마무리됐다. 대회는 개회식과 폐회식만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됐을 뿐 토론과 회의 등 모든 행사들이 비공개로 진행돼 교계 언론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4일 진행된 폐회식에서 한기총과 WEA는 친분을 과시했다. ‘한 몸 한 사명(엡 4:1~6)’이라는 주제로 설교를 맡은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원로목사는 “인종 언어 국가 신학이 각각 다르지만 우리가 하나 될 수 있는 비결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받았다’는 공통의 믿음 때문”이라면서 “크리스천은 복음을 향해 함께 전진해야 한다. WEA가 그 길을 이끌어 달라”고 말했다. WEA 총무 에프라임 텐데로 총무는 “저는 취임 이래 계속 어떻게 하면 우리의 연합의 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해 왔고, 특히 한국의 한기총과 좋은 관계를 맺길 원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텐데로 총무는 ‘한반도 국민을 향한 WEA 친선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 메시지에서 WEA는 “우리는 한국 서울에서 열리는 2016 WEA ILF에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들을 향한 호의를 가지고 참가하게 됐다”며 “DMZ의 양쪽에 거주하는 남북한 국민들을 위해 수백만 명의 복음주의자들이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부어주신 화합의 영으로 우리는 남북의 국가지도자들과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한반도 전체에 하나님의 평화와 화합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대회가 비공개로 진행된 데에 개신교계 언론들의 비판이 거셌다. CBS, CTS, 국민일보 종교부 등 주요 개신교 언론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는 폐회와 함께 성명을 내고 “전 세계 복음주의권 단체들의 올림픽과 같다며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세계복음연맹 한국조직위원회(엄신형 위원장, 이강평 총괄본부장)에 묻는다”며 “국제적인 행사를 사전 양해와 충분한 설득도 없이 취재를 차단하고, 참석자들의 명단 이외에 소속과 회의 내용 등도 공개하지 않는 등 불투명했던 모든 사항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개회식과 폐회식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에서 취재거부가 이뤄진 점 ▲판문점 취재 당시 WEA나 포럼과 관련된 질문은 하지 말라고 요청한 점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봉쇄한 점 등을 문제로 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한기총이 야심차게 마련했다고 하는 WEA 세계지도자대회가 국내 개신교계 언론에게는 좋지 못한 인상을 남기며 폐회해 오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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