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 부근에 한기총의 WEA(세계복음주의연맹) 개최에 대해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② 송춘길 목사가 WEA 반대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③ WEA 반대집회가 20일 오후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추운날씨에도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오는 29일부터 내달 5일까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주최로 WEA(세계복음주의연맹) 세계지도자대회가 열린다. 그러나 개최를 코앞에 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 목회자들을 주축으로 거센 반대 시위가 열리는 등 한국교회가 집안다툼이 한창이다.

지난 2013년 10월 말 부산에서 열린 WCC(세계교회협의회) 10차 총회에서도 보수 개신교계의 극심한 반대 시위로 한국교회가 내홍을 겪은 바 있었는데, 이번에도 세계 기독교 인사들을 초청해놓고 한국교회의 하나 되지 못하는 모습에 자칫 한국교회는 물론 대한민국의 이미지까지도 손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방에서 WEA 세계지도자대회가 모처럼 열리는 가운데 WEA·WCC 반대운동연대는 “WCC의 형님 격인 WEA가 한국교회를 조각낸다”면서 거센 반대에 나섰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예장합동 목회자들을 주축으로 WEA·WCC 반대운동연대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WEA 반대집회를 가졌다. 앞서 예장합동은 지난 4일 광주전남협의회 17개 노회가 모 일간지에 성명을 내고 WEA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날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약 2시간 찬양과 기도의 시간을 가지며 WEA를 개최하는 한기총이 회개하고 대회를 철회할 것을 기원했다. 이들은 WEA 세계지도자대회가 구원의 유일성을 인정하지 않고 종교의 혼합을 지지하는 대회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여의도순복음교회 내에서는 WEA 개최를 반대하는 자들이 한국교회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에 힘을 실어줬다.

“한기총의 WEA 개최는 한국교회 종말”

WEA 반대운동연대 조직위원장인 송춘길 목사는 “WCC와 로마카톨릭과 타협하며 동일한 신앙의 노선을 추구하는 WEA는 이미 기독교가 아니다”며 “어떻게 기독교가 비성경적이고 잘못된 교리를 전하고 있는 로마카톨릭과 일치할 수 있겠는가”라고 역정을 냈다.

이어 송 목사는 “한기총이 WEA를 개최한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종말을 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초대교회 모습으로 회복하는 성경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기성(예드림교회) 목사는 대표기도를 통해 과거 한국교회가 신사참배 한 사실을 회개하면서 한기총의 WEA 개최는 신사참배와도 같은 행위라며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 이어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타락의 길을 가고 있으니 회개의 길로 돌아서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WEA를 경계하자’를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신정희(초원교회) 목사는 “초대교회 때는 성경적으로 잘 시작했으나 300년경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수용해 국교로 정했지만 로마교나 다름없었다”면서 “이를 로마의 통치수단으로 사용한 것이 타락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신 목사는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 곧 초대교회로 돌아가는 것이 개혁주의 신앙”이라며 이에 반하는 것이 WEA라고 설명했다.

◆“WEA 반대하는 자가 오히려 한국교회 분열” 맞서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시무하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WEA에 대해 지지하며 오히려 WEA를 반대하는 자가 한국교회를 분열시키는 것이라 반박하며 맞서고 있다.

지난 10일 순복음가족신문은 ‘WEA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기사에 따르면 WEA가 개종전도금지를 선언했다는 논란에 대해 WEA는 폭력 등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의 종교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강제적인 ‘개종행위’를 반대할 뿐이지 복음전도를 금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WCC(세계교회협의회)나 로마가톨릭과 동일하게 종교혼합을 목적으로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WEA에 대한 음해라고 강조했다. 이에 WEA가 내세우는 가치는 ‘복음을 통한 영혼 구원’ ‘복음을 통한 사회적 성화’ ‘복음주의 교회의 연합’ 외에는 어떠한 것도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WEA가 한국교회를 분열시킨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오히려 WEA를 반대하는 자가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WEA가 어떤 단체이고 지금껏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제대로 알고 나서 의혹이라도 제기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WEA대회 설명회를 통해 “WEA는 국제적 현안에 대해 각국 정부들과의 외교, 미디어의 활용, UN과 협력을 통해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 및 소외·취약 계층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는 결의문도 작성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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