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제출 보고서 “한, BMD 참여 관심국” 분류
“BMD의 중요 파트너… 진일보한 조치 기대”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한국을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탄도미사일방어(BMD) 체제에 참여하는데 관심을 표명한 국가로 분류하면서, 한국의 BMD 참여를 적극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방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Ballistic Missile Defense Review.BMDR)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관심을 갖는 미사일방어능력으로 육상 및 해상 방어 시스템, 조기경보 레이더 및 지휘 통제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미국 BMD 체제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며 "미국과 한국은 향후 BMD 구축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분명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한국의 BMD 구축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확정되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방어망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공조할 태세가 돼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특히 "미국은 한미간 작전수행 능력을 제고하고 현재의 미사일 방어 협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보다 진일보한 조치들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한국의 BMD 체제 적극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가 공식 보고서에서 한국을 BMD 체제 참여 관심 표명 국가로 명시적으로 분류하면서 BMD 참가 촉구 입장을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이 보고서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BMD 계획 전반에 대한 재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보고서 내용은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BMD 참여를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일부 시각에도 불구,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의 BMD 참여를 적극 희망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라는 현실적 위협 요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구축하는 미사일 방어체제가 글로벌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 주변국들을 자극하는 등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명분과 실리가 약하다는 이유로 미국이 주도하는 BMD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9월 러시아와 갈등을 빚었던 동유럽 MD 계획을 백지화한데 이어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의 BMD 계획 전반을 재검토하면서 BMD 저지 대상을 북한, 이란의 도발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조정했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한국의 MD 구축 참여 요구를 강화하려는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미셸 플러노이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전날 `2010 4개년 국방검토(QDR) 보고서' 배경설명에서 "(미사일 방어를 위한) 미국의 의도는 러시아 혹은 중국과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주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라며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지키려는 MD는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도발 저지에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향후 행정부 전략과 정책방침의 핵심은 미사일 방어에 대한 국제적 노력과 공조 확대를 주도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고 실용적이며 비용절감효과가 있는 MD 체제의 개발과 배치, 보다 광범위한 국제적 MD 체제구축 등 두 측면에 초점을 두고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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