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삼화불교 총무원장 혜인스님 인터뷰

▲ 조계종삼화불교 총무원장 혜인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2009년 인물대상’ 종교 대상 수상자이자 올해로 창종(創宗) 8주년을 맞이하는 ‘조계종삼화불교’ 창종의 주역인 혜인스님(조계종삼화불교 총무원장)을 만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조계종삼화불교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총무원장 집무실을 찾아간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는 혜인스님의 인자한 미소 뒤에는 강인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한 종단을 이끌어나가는 어른이니 어느 정도는 인생의 무게가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총무원장은 마치 청년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집무실에서 사치스러움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검소한 분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혜인스님은 따뜻한 차를 직접 따라주며 이내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혜인스님은 본인의 출생과 가족 배경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나는 전통적인 불교집안이며 경남에서 소문난 부잣집의 5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으며, 제 자신을 중심된 사람이라 생각한다”며 “형·누나도 있고 남·여 동생도 있고 이모·고모와 친·외할머니와 친·외할아버지 등 모든 친·인척과 돈과 명예를 갖고 태어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혜인스님은 학창시절에 대해서 말을 이어갔다. “중학교 시절은 다니던 학교가 미션스쿨이라서 자연스럽게 성경공부도 하고 교회도 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성당을 다녔으며 고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영세를 받기도 했다. 세례명은 ‘다니엘’이다. 대학은 연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석사학위가 있다”며, 스님으로서는 예사롭지 않은 경력을 전했다.

혜인스님은 할아버지께서 큰 정미소를 운영하셨다며 “쌀을 실어 나르는 큰 자동차가 87대나 됐다.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께서도 할아버지 정미소와 거래하여 쌀 도매상을 운영했었다”며, 할아버지께서 큰 부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말을 했다.

혜인스님은 집안의 경제적인 바탕 위에 25살의 어린나이에 마산에서 백화점 사장을 했다. 하루 매출이 1억 원 정도였으며 40~50대 상무·전무의 술시중을 받으며 고급 요정을 다니면서 호화스런 생활을 했었다는 스님은 “백화점 운영으로 돈을 많이 벌었으나 당시 잘 나가던 국제상사가 무너지고 삼성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 것을 보고 돈도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생 남한테 베풀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한 뒤 “나는 원래 세계재벌이 꿈이었다.”며 “마산 상고 시절 학교 도서관에 있는 세계재벌에 관한 책(카네기·힐튼·오나시스 등)을 모두 읽었으며 심지어 수업 시간에도 재벌에 관한 책만 봤다”고 자신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혜인스님은 부자도 죽고 대통령도 죽는 현실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봤다며, 돈은 영원히 베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원히 베풀며 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 끝에 신부나 목사가 돼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한신학교에 입학하여 6개월 신학을 공부했으며 천주교 공부도 했었다고 한다.

출가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스님은 “나는 욕심이 많아서 출가한 것 같다. 평생 물을 길어도 마르지 않는 샘 같은 것이 종교”라는 생각을 했다며 출가하고 보니까 전생에 수행을 많이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학창시절이나 사업을 할 때는 스님을 한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스님은 불교종단 중 하나인 법성종에서 공부를 시작했으며 불교대학(조계사)과 중앙승가대학에서 공부를 했으며 봉선사(운악산)에서 월운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 송광사(조계산)에서 법룡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 해인사(가야산)에서 성철스님을 계사로 보살계 수지, 통도사(영축산)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보살계 수지, 쌍계사(지리산)에서 고산스님을 계사로 보살계 수지, 해인사 선원에서 3안거 성만(盛滿)하였으며 또 스님은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사찰뿐만 아니라 교회·성당 등을 다니며 목사·신부님을 만났고 민족종교지도자 등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다. 만난 사람들 중에는 한경직 목사님과 통일교의 문선명 씨도 있었다.

스님은 해인사(삼각산)·서광사·해인선원 주지를 지낸 후 삼화불교대학 학장으로 임명되어 약 15년간 역임했다.

스님이 새로운 종단을 창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스님은 창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한국불교가 세계불교의 중심이 되는 일에 앞장서고 싶습니다. 한국불교는 불교의 발상지나 우리나라보다 먼저 불교가 전파된 나라보다 불교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져 있습니다”라며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거나 안주할 수 없다”고 스님은 강조했다.

혜인스님은 “현재 한국불교가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대로 가서는 세계를 품기 어렵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더 많은 중생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를 갖고 있으면 안됩니다. 시야를 넓히고 생각이 앞서가야 합니다. 선종 중심의 한국불교로는 세계적인 포교, 세계적인 종단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세계종단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율을 청정히 하는 율종을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창종하는 길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 세상에 널리 전파하는 것이 이 땅 위에 불국토를 건설하는 것이라는 일념으로 그 길을 가게 됐습니다”라고 창종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스님은 조계종삼화불교를 세계 제일의 불교종단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세계 제일의 종단이 되기 위해서는 율종을 해야한다는 말을 다시 강조하면서 그와 함께 세계적인 포교를 해야 한다며 “17년 전에 중국 3대 명문 의과대학 중 하나인 ‘남경중의학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현재 320명에 달하는 한의사가 조계종삼화불교를 통해 남경중의학대학에서 한의사 자격을 얻었다. 혜인스님은 이들을 통한 경제적인 뒷받침으로 중국 전역에 포교의 전진기지를 마련하여 중국에 불자를 1억 명을 만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스님은 세계 제일의 불교종단을 만들기 위해 4차 5개년 계획(20년)을 세웠으며 올해는 총 20년 계획 중 8년차에 해당하는 연도로서 세계적인 포교활동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3차 5개년 계획을 준비하는 초석을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현재 불교조계종 삼화불교에는 미국에 5군데(뉴욕·뉴저지·달라스·LA·괌), 일본에 2군데(동경·오사카), 중국에 2군데(남경·청도) 등 총 9개의 해외 사찰이 속해있다. 앞으로 중국 중심으로 포교활동을 집중할 것이라며, 중국인들의 99%가 마음의 성향이 불교에 가깝다고 스님은 분석하고 있다.
또, 가톨릭의 로마 교황청처럼 중국에 법왕청을 만들어 세계불교를 중국 중심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스님의 인터뷰 시간에도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가 쉬지 않고 울렸다. 스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인스님이 지금까지 걸어오고 준비한 것을 생각한다면 스님이 밝힌 비전에 대해 기대를 해봐도 좋을 듯 싶다.

▲ 조계종삼화불교 창종 7주년 기념 법회. ⓒ천지일보(뉴스천지)

계율(戒律) 중시·불교 세계화 ‘조계종삼화불교’

‘조계종삼화불교(총무원장 혜인)’는 계율을 중시했던 부처님 당시 수행풍토를 실천하고자 2002년 10월 25일 창종(創宗)했다. 역사적으로는 중국 당나라 도선율사가 창수(創樹)한 계율종을 기원하고 있으며, 신라 자장율사와 진표율사를 율조(律祖)로 혜인율사를 종조(宗祖)로 종맥을 이어가고 있다.

조계종삼화불교는 종단소속의 사찰이 725개, 1200여 승려, 2백 5십만의 신도가 있는 한국불교종단에서 규모가 세 번째라고 발표했다. 한국의 불교계를 대표하는 각 종단의 2010년도 예산이 언론을 통해 발표됐는데 ‘대한불교조계종’이 210억, ‘대한불교진각종’이 147억, 그 뒤를 이어 ‘조계종삼화불교’가 131억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0년부터는 종단이 새롭게 정립되는 원년으로 불교계 최초 일간지 발행을 통해 제3위 종단에 머무르지 않고 제1위 종단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도 세웠다고 혜인 총무원장은 밝히고 있다.

조계종삼화불교는 입종(入宗) 5년, 수행 30년, 65세 이상의 스님들에게 9급 공무원 월급(기본급)에 준하는 연금을 지급해 스님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수행을 중단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으며, 종단스님들에 대한 수행정진과 현실적인 복지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또, 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2003년부터 ‘4차 5개년 계획’을 세워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의 종단소속의 사찰을 1000개로 늘리고 500만 신도를 구현함과 함께 2023년까지 전 세계 신도를 1억 명을 만들 장기적인 포교계획을 세우고 그 실현을 위해 종단이 하나되어 움직이고 있다.

2007년도까지 실시된 1차 계획에 의해 세워진 중국(2곳)·미국(5곳)·일본(2곳)의 조계종삼화불교 소속의 9개 사찰뿐만 아니라 영국·독일·필리핀·베트남 등에 사찰을 건립해 세계적 인프라를 구축함으로 한국불교가 명실상부하게 세계 제일의 불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조계종삼화불교의 근본교리는 석가세존의 ▲자각(自覺) ▲각타(覺他) ▲각행(覺行) ▲원만(圓滿)을 봉체(奉體)하며, 종지(宗旨)로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전법도생(傳法度生)하는 청정계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소의(所依)경전은 ▲금강경(金剛經) ▲범망경(梵網經) ▲사분율(四分律) 등이 있다.

기타경전 연구와 염불지송 등은 제한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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