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레버넌트, 알레한드로 G.이냐리투 감독)’.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거친 숨소리, 울부짖는 신음. 관객 모두가 숨죽이게 한다.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레버넌트, 알레한드로 G.이냐리투 감독)’가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첫 막을 열었다.

그는 왜 죽음에서 돌아왔을까. 개척시대 이전인 19세기 미국 서부 원시부족 여인과 사랑에 빠져 아들 호크(포레스트 굿럭 분)를 낳은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백인 이주민들의 침략으로 아내를 잃게 된다.

삶의 터전을 잃은 휴 글래스는 모피 사냥꾼 안내원을 하며 호크를 키우던 중 회색곰에게 습격당해 사지가 찢기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놓인다. 동료 존 피츠제럴드(톰 하디 분)와 짐 브라저(윌 폴터)는 ‘죽기 전까지 휴 글래스를 돌보고 장례식을 치러 주라’는 앤드류 헨리(돈놀 글리슨 분) 대위의 임무를 무시하고 그를 버리고 달아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호크는 항의하다가 피츠제럴드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휴 글래스는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아들을 죽인 동료에게 복수하기 위해 썩어 가는 상처의 고통과 배고픔, 추위를 이겨낸다.

죽음에서 돌아온 자. 정말 죽음 문턱까지 갔던 휴 글래스는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온몸이 찢어지고 발목이 부러져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에도 바닥을 기어 전진한다. 목이 찢어져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아들의 시체를 끌어안아 이마를 맞대고 “지켜주겠다”고 속삭이는 모습은 마음 한구석을 아리게 한다.

영화는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에 한번, 곰의 숨결까지 느껴지는 CG와 음악의 조화에 한번, 숨소리와 신음까지 섬세하게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에 한번 놀라게 된다.

영화는 1823년 필라델피아 출신의 모험가이자 개척자였던 ‘휴 글래스’의 전설 같은 실화를 모티브 삼았다. 알레한드로 G.이냐리투 감독은 “휴 글래스의 이야기는 ‘삶의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으며 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곰 습격 장면은 휴 글래스의 가혹한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 곰의 앞발이 휴 글래스를 내리찍자 카메라 앵글에 피가 튀는 것까지 디테일하게 묘사됐다. 마치 곰은 사람을 어떻게 죽여야 하는지를 아는 듯 그렇게 휴 글래스를 짓이긴다. 카메라 앵글이 현장에 있는 것처럼 돌아 이 모습을 보는 내내 몸서리 쳐질 정도의 실감이 난다.

휴 글래스 역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죽음의 문턱에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인내심을 고스란히 그려냈다. 대사 없이 분노의 눈빛과 거친 숨소리만으로 수많은 감정을 전달하는 고난도 연기를 해냈다. 특히 영하 40℃의 강추위에서도 눈에 파묻히거나 벌거벗은 채로 강에 뛰어드는 극한 상황에 처한 휴 글래스에 완전히 몰입해 풍부한 감성을 표현했다.

여기에 캐나다 캘거리에서 인공조명 없이 햇빛과 불빛만으로 촬영해 명암 기법을 이용한 빛 표현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적재적소에 들어맞는 음악이 영상미의 완성도를 높였다.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한 남자의 강렬하고 전설 같은 실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156분 오는 1월 14일 개봉. 

▲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레버넌트, 알레한드로 G.이냐리투 감독)’.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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